by하정민 기자
2005.07.24 13:50:13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준 실망감은 여전히 남아있어요. 투자자들은 아직 기술주의 실적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니까요"
제프리스 앤 코의 아트 호건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아직 주식시장 방향성을 쉽사리 진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한다. 22일 뉴욕 주식시장이 테러 사태 여파와 대표 기술주의 부정적인 실적 발표를 이겨내고 상승반전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스펜서 클락 LLC의 마이클 셸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도 거든다. 그는 "주식시장은 지금 물 위를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셸던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 주 실적 발표가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아직 시장은 위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몇 일간 이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주에 대한 아트 호건 스트래티지스트의 지적은 상당한 일리가 있다.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의 양대 거인 구글과 야후는 모두 실망스런 성적표를 공개했다.
네 업체 모두 표면적으로는 2분기 주당 순이익이 작년 2분기보다 늘었다. 그러나 인텔은 순 마진율이 감소했고 야후의 매출액은 월가 예상치를 하회했다. 구글의 매출 성장세도 둔화되긴 마찬가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이익 증가는 상당부분 세금 환급에 기인한 것이다.
바다 건너 유럽에서는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가 실망스런 실적을 공개해 이틀 연속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호건 스트래티지스트는 "IBM도 좋고 브로드컴도 좋았지만 구글과 MS는 확신할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22일 주식시장의 상승 원인이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주 강세라는 점도 못내 찜찜한 표정이다. 이날 하루는 주식시장이 고유가 혜택을 입었다지만 유가 상승이 에너지 업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감안할 때 반가워할 수 많은 없다는 것. 고유가가 기업 실적을 악화시켜 주식시장을 압박하는 부메랑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