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동 기자
2005.05.03 07:30:29
구조조정 외면시 파산위험..`유산 비용`이 구조조정 발목
왜고너 CEO 회복방안 현실성 없어...제품 라인업 재편해야
[edaily 김현동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이자 미국 대표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가 향후 5년래 파산신청을 비롯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비즈니스위크(BW)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GM이 미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엄청나다. 매출 1930억달러에 달하는 GM은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부품업체 직원에서부터 자동차 세일즈맨까지 GM이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일자리만 90만개에 이른다. 이같은 영향력은 지난 1998년 54일간 GM의 가동이 중단됐을 때, 당시 GM의 가동중단으로 인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1% 가까이 감소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는 말을 뒤집는다면, `GM에게 해로운 것은 미국에게도 해로운 셈`이다.
현재 GM은 아주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1분기 발생한 11억달러의 손실이 GM이 안고 있는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GM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수준으로 떨어지기 직전이고, 실적 악화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까먹은 돈만 지난 2000년 가을이후 150억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시장내 입지도 전락해, 지난 1분기 GM의 국내 판매량은 5.2%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중 도요타, 닛산 등은 GM이 마련한 `공짜 점심`을 먹어치웠다. 판매율 하락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GM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5.6%로 전년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GM의 발목을 잡는 것까지 있다. GM은 차를 한대 만들 때마다 1600달러의 `유산 비용(legacy cost)`을 지급하고 있다. 종업원뿐 아니라 퇴직자 그리고 그 가족에게 제공하도록 돼 있는 의료보험과 연금 혜택이 바로 `유산 비용`의 정체다.
GM을 비롯한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빅 3`는 과거 미국자동차노조연맹(UAW)의 요구를 수용해 회사 부담으로 퇴직자들에게 평생 의료혜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사항중에는 경영실적이 어떻게 되든간에, 공장을 폐쇄하거나 노동자 해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항목도 있다. 돈을 벌든 벌수 없든간에, 최소한 80%의 설비를 가동해야만 한다는 조건도 있다.
현재의 난관에 `유산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GM에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
BW는 이와 관련해 "GM은 5년내에 회사 규모와 브랜드 숫자를 줄이고, `유산 비용`을 축소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 왜고너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신규 브랜드 출시를 통한 판매 회복`과는 달리 과감한 인력 구조조정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CEO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파산신청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W는 GM이 보유하고 있거나 출시할 예정인 브랜드로는 도요타나 닛산같은 일본 자동차회사의 품질과, 현대기아차의 가격경쟁력, 유럽 자동차회사의 뛰어난 성능과의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BW는 특히 왜거나 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대형 픽업트럭과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을 통한 판매력 회복과 관련, 소비자들은 GM의 6년전 트럭 모델들로는 소비자들에게 전혀 다가설 수 없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도요타의 SUV와 포드의 F-150같은 트럭처럼 작은 SUV와 새로운 트럭 등으로 브랜드를 완전히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W는 GM이 과감한 구조조정과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지 않을 경우, 지금 당장 파산신청까지 내몰리지는 않겠지만 파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