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경 기자
2001.08.26 13:10:23
[edaily] 미국 워터필드 모기지의 개인용 컴퓨터(PC) 구매 담당자인 린 위버는 90년대 들어 2년마다 한번씩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새 버전을 구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할 새 소프트웨어인 "오피스 XP"를 구입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버전으로도 얼마든지 업무에 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 같은 "업그레이드 피로감"(Upgrade fatigue)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pc업계의 불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컴퓨터를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으며 기존의 구매자들은 새로운 기능을 갖춘 제품에 대해 무심하다. 리서치업체 IDC에 따르면 90년대 이후 기업들이 PC를 교체하는 데는 평균 4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PC업체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최근 PC판매가 15년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PC업체들은 가격경쟁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한 신수요 창출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델 컴퓨터 등 대형 컴퓨터 업체들은 제품 개발비를 오히려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의 연구개발비는 10년전 전체의 10%에 달했던 것이 최근 4%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이들 업체들은 연구개발비를 데스크탑 PC가 아닌 노트북과 네트워크 서버에 쏟아붓고 있다. 초경량의 외형에 많은 용량의 배터리, 큰 스크린과 DVD 및 CD 플레이어 기능 등을 부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IDC에 따르면 노트북 매출은 전체 PC 매출의 20%도 채 안되며 서버 매출은 고작 3.4%에 불과, 시장 불황 타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