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경 기자
2001.01.28 20:05:09
"텐더를 제외한 모든 사업은 정리한다고 보면 됩니다" 골드뱅크 유신종 사장은 28일 edaily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말 시작한 신개념 유통사업인 "텐더"에 사활을 걸고 오는 6월까지 텐더 사업의 손익분기를 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신종 사장은 "현재 11개 정도가 남은 계열/관계사 정리는 계속 진행중이며, 이달내로 2~3개 정도의 매각이 더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텐더를 중심으로 한 골드뱅크의 사업방향과 다른 관련사 투자 지분은 거의 모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사장은 그러나 상당 규모의 자금 융통을 가능케 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골드상호신용금고나 농구단 클리커스의 매각에 대해서는 "고려하고는 있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음은 유신종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텐더"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골드뱅크의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스라엘 출신 친구를 통해 텐더 사업을 알게 됐다. 텐더 본사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이미 지난 99년 홍콩에 진출했으며, 사업개시 6개월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정도로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마쳤다. 텐더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기 위해 지난해 7월 창업자를 직접 만났고, 사업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10월 한국 판권을 확보했다.
*참고*
"텐더"는 오프라인 카달로그 통신판매와 전화/인터넷을 통한 입찰 방식을 혼합한 일종의 온-오프라인 결합형 유통사업으로, 지난 94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현재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베네주엘라, 뉴질랜드, 남아프르카공화국, 홍콩 등 10개국에서 성행하고 있다.
-"텐더"가 골드뱅크의 사활을 걸만큼 전망이 밝다고 판단한 근거는. 이미 국내에는 카달로그를 통한 통신판매와 TV홈쇼핑, 인터넷 쇼핑 등이 성행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한국 사람들의 성향과 텐더의 특성은 꼭 들어맞는다. 일단 한국 사람들은 게임이나 도박성 내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입찰방식의 판매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입찰비가 없거나 소액인 점도 소비자들을 이끄는 요인이다.
두번째로 경기가 나빠진 점도 텐더가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 경기가 나쁠수록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식을 찾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략은 "당신이 가격을 책정하라(You name the Price)"이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카달로그 방식이나 홈쇼핑 등의 구매패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텐더 시장 또한 이미 형성돼 있다. 여기에 더 저렴하고 더 재미있는 방식을 더해 틈새시장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통신판매가 저가, 고마진 정책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제품을 판매하는 반면, 우리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고, 경쟁 상품은 판매하지 않는 전략으로 공략한다. 단일 품목을 많이 파는 것이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판매 아이템도 차별화되는가
▲만져보지 않고도 살 수 있는 품목위주다. 또 전체의 40% 정도는 소형제품으로 준비했다. 이는 입찰이라는 방식을 부담없이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배려 차원에서다.
-현재 텐더사업은 어느정도 성과를 얻고 있는가
▲오프라인 전단지 2호가 배포됐고, 매월 배이상 성장했다. 6월쯤이면 손익분기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월초 배포되는 3호 전단지는 지금처럼 신문과 함께 배달되는 형식에 더해 편의점에서 직접 점원이 계산이 끝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병행한다.
또 클리커스의 현주엽 선수가 상품 광고에 등장해 클리커스와 텐더의 연관성을 높여줄 것이고, 곧 낙찰자 모델도 등장시켜 친근감을 더해줄 계획이다.
-계열사를 대폭 정리하고 있는데,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골드상호신용금고와 클리커스의 매각 계획은.
▲현재 11개 계열/관계사가 남았다. 향후 텐더와 상관없는 거의 모든 투자지분을 정리한다고 보면 된다. 이달중으로도 2~3개의 매각건이 더 있다. 골드상호신용금고와 클리커스의 매각 계획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금고와 클리커스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협상이 진행중인가. 혹 알맞은 매수자가 없어서 미뤄지고 있는 것인가.
▲손바꿈(매각)이 쉽지 않다. 임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팔 것이다.
-현금유동성은 얼마나 되는가.
▲현재 100억원 가량 된다.
-온/오프라인 결합형 유통사업인 텐더는 사실 골드뱅크가 초기부터 벌였던 순수한 의미의 인터넷 사업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 아닌가.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아이디어는 물론 획기적인 것이었다. 골드뱅크 사이트는 그대로 가지고 간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업모델이다. 따라서 컨텐츠를 보강하고 스포츠 베팅이나 게임 등의 컨텐츠는 유료화하면서 더 지켜볼 계획이다.
그리고 텐더 사업을 보면 알 수 있듯, 온전한 인터넷 사업이라는 것이 무의미하다. 텐더의 인터넷 입찰건수가 2회째에는 37-38%에 육박했다. 세계적인 평균은 약 20% 내외다. 입찰에 전화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하려는 잠재적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integration)을 의미한다. 오프라인으로 결정하고 인터넷으로 입찰, 결제한다. 인터넷 없었으면 텐더 사업도 성공할 수 없다.
-금융/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인터넷 사업이라는 지난해초 비전은 없어진 것인가.
▲그렇다. 금융이나 엔터테인먼트는 인터넷 사업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이끌고 갈만한 물적, 인적 자원이 현저히 부족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우리가 실패했던 것은 비지니스 모델을 잘못 세워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유 유가증권 매각 이외의 구조조정은?
▲인위적인 인원조정보다는 신규인력 채용대신 그동안 분사를 통해 흩어졌던 인력을 다시 흡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 텐더를 위해 유통전문가를 홍보실장으로 영입해 대외 홍보를 강화하고 사내 전 조직을 텐더 지원체제로 전환했다.
-텐더사업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경우 또 다른 사업을 전개할 계획도 있는가.
▲텐더 자체가 파생사업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텐더 사업을 통해 소비자와 제조원을 잇는 유통채널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구매 파워가 커지면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고, 다양한 부대 사업이 가능하다.
또 텐더가 가져오는 장점은 구매후 소비자 정보가 아닌, 구매전 소비자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구매 의사가 분명한 사람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구매한 사람 정보의 10배 이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통해 다양한 마케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