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美국채시장 혼란시 결국 연준 개입...이는 나쁜 정책”

by김상윤 기자
2025.04.12 04:43:34

실적 컨퍼런스서 발언 “연준, 패닉 빠져야 움직일 것”
“코로나19때처럼 연준 개입 막으려면 은행규제 개편해야”
“시장에서 은행이 더 적극적인 중개자 역할하도록 유도 필요”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국채시장에서 계속 혼란이 발생할 경우 결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이 개입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은행이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은행규제를 대폭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이먼 CEO는 11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의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국채시장에서 모든 규제와 규칙 때문에 혼란이 일어날 ”이라며, “그때가 되면 연준이 개입하겠지만, 그들은 약간 패닉에 빠지기 시작할 때까지는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으로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의 매력이 의심받는 가운데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이 주요 레버리지 거래 전략(현물 국채와 선물 가격차를 이용한 거래, 국채금리와 금리스완 간의 스프레드 차익 거래)을 청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투자자들이 급격히 포지션을 청산하자 국채 시장이 경색됐다. 연준은 수조 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약속하고 레포 시장에 긴급 유동성을 투입하는 등 시장에 개입했다. 다이먼 CEO는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 규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이 크고 스프레드가 넓으며 국채의 유동성이 낮은 국채시장은 전체 자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게 규제를 변경해야하는 이유지, 은행에 호의를 베풀기 위함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은행의 보완덧 레버리지 비율(SLR) 산정시 국채를 제외해 기업들이 자기자본 비율에 무담없이 더 많은 국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이먼 CEO는 “단순히 SLR뿐만이 아니라 시장에서 은행이 더 적극적인 중개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깊은 결함이 있는 다양한 규제들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그렇게 한다면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더 많은 활성 트레이더가 생길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연준이 개입해야야 할 것이고, 그건 나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이먼의 이날 발언은 그가 이번 주 연례 주주서한에서 했던 주장과 연장선에 있다. 그는 일부 규제들이 국채를 실제보다 “훨씬 더 위험한 자산”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시장조성자에 대한 제약과 양적 긴축(QT)이 국채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규제는 은행이 금융시장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지 못하게 만들며, 특히 시장이 불안정할 때 가장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