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허리가 무너진다…軍간부 전역은 최대, 지원율은 '바닥'

by김관용 기자
2024.08.07 05:00:00

①추락하는 軍 사기, 인기없는 직업군인
지난해 중·장기 복무 간부 전역자 9481명 기록
5~10년 중간간부 전역자 4061명, 전년비 35%↑
열악한 주거와 후진적 군대문화 등으로 인기無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에 오려는 사람은 줄고, 군대 밖으로 나가려는 군인들은 늘고 있다. 말 그대로 ‘이중고’다. 군 생활 5년 이상의 중·장기 복무 군 간부 중 지난해 전역자는 역대 최고 수준인 9481명에 달했다. 2015~2022년 매년 7000여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대위·중사급에 해당하는 5~10년 차 중간 간부가 4061여 명을 차지했다. 중기 복무 전역자가 1년 새 35%나 늘어났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4년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직업군인에 대한 선호도 하락은 간부 지원율에서도 나타난다. 육군 학군장교(ROTC) 지원율은 2018년 3.4:1에서 지난해 1.6:1까지 떨어졌다. 3사관학교 역시 2018년 6.1:1에서 지난해 2.5:1로, 육군 부사관은 4:1에서 2.6:1로 추락했다. 지원율이 줄어드니 충원율도 급감했다. 2020년 육군 ROTC 신임 장교는 3578명에서 2024년 2452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육군 하사의 경우에도 지난 해 7500여 명을 뽑아야 했지만 5815명에 그쳐 선발률이 77.2%에 머물렀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렇다 보니 장교와 부사관 인건비가 줄었다. 2023년도 정부가 책정한 장교 인건비(급여 및 수당 등)는 4조 6396억원이었다. 그러나 4조 5918억원만 집행해 477억 4400만원이 남았다. 부사관 인건비 불용액은 더 많았다. 2023년도 예산 6조 6712억원 중 6조 5302억 원만 집행하는데 그쳐 1410억 7200만원이 남은 것이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간부들의 이탈과 관련, “새벽 출근과 심야 퇴근, 적은 수당으로 빈번하게 반복되는 당직, 행정병은 사라졌는데 더 늘어난 행정 업무, 전천후 업무 지시 채널이 돼 버린 휴대전화와 SNS, 잦은 이사와 자녀 교육을 위한 이산가족 생활, 워라밸을 제한하는 관행적 업무 시스템 등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면서 “이렇게 까다롭게 생활하더라도 진급을 못하면 낙오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 군복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