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 활용한 생화학 무기 살포 가능성은
by윤정훈 기자
2024.06.17 05:15:00
[출구없는 남북관계]
전략연 “생물작용제 공격 배제할 수 없어”
북한, 탄저·천연두·페스트·콜레라 보유 및 배양 추정
“풍선보다 드론이나 AN-2 등을 활용 도발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북한이 최근 남한에 살포한 오물풍선은 우리 국민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안겼다. 이번 오물풍선에는 담배꽁초, 폐지, 비닐 등 오물이 담겼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생화학무기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16일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 관련 생화학 공격 위험성 진단’(강경호·김현중 신안보연구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열기구나 풍선을 통한 생물작용제 공격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생물작용제가 에어로졸화 돼 공기 중에 살포되면 기온, 바람의 영향을 받아 넓은 지역에 퍼지고, 일부 지상에 낙화할 경우 빠르게 사멸된다”며 “하지만 포자 형태로 존재하는 탄저균은 자연환경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높아 오랫동안 지표면에 남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2차 감염 우려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호흡기를 통해 일부 인원이 감염될 경우 코로나19나 메르스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감염자의 비말을 통해 2차 에어로졸화된 바이러스가 연쇄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북한은 탄저,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보톨리눔 등의 생물무기를 배양 및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통일연구원은 작년 ‘동아시아 다중안보 위기 속 북한의 비대칭전력 증강이 가지는 의미’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생물학작용제를 특수전 부대와 고정간첩에 의한 살포와 야포, 방사포, 미사일 등을 이용해 투발하거나, AN-2기(수송기)와 배낭식 분무기 등을 이용해 광범위한 지역에 살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될 때도 VX라는 신경독소를 사용했다.
| 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부터 대남 오물풍선 330여 개를 살포했고 우리 지역에 80여 개가 낙하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각지에서 관련 신고가 이어졌다. 사진은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사진=합동참모본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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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략연은 생화학작용제를 탑재한 풍선이나 열기구를 통한 대남 공격은 풍향과 풍속 등 환경적 요소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낮다고 예측했다. 바람에 의해서 희석되면 대량살상무기(WMD)로서 가치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드론이나 AN-2 등을 활용한 생화학 공격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연은 “정부는 국민의 생명에 위협이나 국가안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동시에 북한의 심리전에도 사회 전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방공망의 허점을 재평가, 공백을 막을 수 있는 감시장비 추가 설치 및 접경지역 군 경비 인력을 강화해 드론 등을 활용한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