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도 어려운 삼성·SK…메모리 바닥 기대감 커진다
by김응열 기자
2023.06.18 09:04:42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추정치 1931억원…1Q보다↓
SK하이닉스도 3조원대 적자…D램·낸드 부진 장기화
하반기 AI에 희망…"차세대 메모리 수요 증가할 것”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메모리 쇼크’를 맞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2분기에도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못해 반도체 수요가 회복하지 못하고 메모리 제품 가격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다. 다만 인공지능(AI) 분야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고 실적도 점차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왼쪽)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삼성전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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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62조161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931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19.5% 감소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4조970억원에서 98.6% 추락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이 급감했다. 1분기 매출액은 18% 내렸고 영업이익은 95% 떨어져 640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실적 약세가 이어질 뿐만 아니라 1분기보다도 저조한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5조6732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58.9% 하락할 전망이다. 영업손익 추정치는 -3조1862억원으로 작년 4분기부터 이어지는 영업손실이 2분기에도 지속된다. 그나마 1분기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보다는 규모가 줄어들지만 여전히 3조원대로 적지 않다.
2분기 실적 부진은 글로벌 불경기로 침체된 반도체 수요가 아직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DR4 8Gb PC향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4달러로 4월 대비 3.45% 떨어졌다. 메모리카드 및 USB향 범용 낸드 128Gb 제품도 4월에 전월 대비 2.93% 하락했고 5월에도 전월과 같은 가격을 유지한 상황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반도체 시장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모바일 등 수요 회복 기대가 있었지만 IT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PC와 서버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도체 반등이 시작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공급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감산에 따른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공급량이 2Gb(기가비트)칩 환산 기준 1043억6200만개를 기록하며 연간 수요 1054억1900만개보다 적을 것으로 봤다.
수요 측면에서는 AI 관련 분야의 성장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챗GPT가 촉발한 AI 투자와 더불어 AI의 데이터처리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투자도 이어지면서 메모리 제품 주문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감은 메모리 기업의 하반기 실적 추정치에도 반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3조6964억원을, 4분기에는 5조945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영업손실이 이어지지만 3분기 2조4060억원, 4분기 1조3481억원으로 손실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3사의 감산 활동이 2분기부터 본격화했고 AI 서비스 고도화 트렌드에 따라 고사양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가 수반되고 있다”며 “국내 메모리 기업의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고려하면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규복 반도체공학회장도 “AI와 데이터센터 주도로 가을부터는 수요 창출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