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심이 큰 피해 될 수도”…대형 유통업체 안전 점검 동행해보니

by최정훈 기자
2022.10.31 06:00:00

안종주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신세계 강남점 안전 점검 동행
대전 아울렛 화재 사고 이후 대형 유통업체 화재 등 점검나서
올해만 아울렛 화재 3건…주차장·하역장 사고도 7명 사상
“산업변화에 따른 새로운 재해 고민…취약 계층 산재 예방 힘쓸 것”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작은 방심도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는 화재부터 끼임, 떨어짐 등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많은 만큼 철저한 예방 조치가 필수입니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서 안종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사진=안전보건공단 제공)


안종주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대한 현장 안전 점검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 9월 대전에서 발생한 아울렛 화재 사고 이후 유사한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됐다.

근로자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아울렛 화재 사고는 영업시간 전이라 고객에 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복합쇼핑몰 등 대형 유통업체는 주방부터 하역장·주차장까지 다양한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는 만큼 사고 가능성이 늘 열려 있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 곳이라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실제로 대전 아울렛 화재 사고 외에도 지난 3월에는 경기 부천의 한 아울렛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4월엔 대구의 아울렛 지하 2층에서도 불이 나기도 했다. 유통업체의 하역장에서도 올해에만 물품을 하차하다가 떨어지는 사고나 주차장 이동 중 미끄러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기도 했다.

자료=안전보건공단 제공




이날 점검 대상이었던 신세계 강남점에서는 특별한 산재 위험요인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대형 유통업체에는 여러 곳에 산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지하 1층 식품 관련 매장이 마련된 곳 뒤편 주방에서는 유증기로 인한 화재와 바닥 물기로 인한 미끄럼, 조리 기계 등으로부터의 끼임 등 사고 위험이 있었다.

신세계 강남점 관계자는 유증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필터와 공기 배관을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청소한다고 설명했다. 또 튀김 등 기름을 이용한 조리를 할 때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가면 약제가 터지면서 불을 끄는 설비도 마련되어 있었다.

대전 아울렛 화재의 발생 지점이기도 했던 주차장과 하역장도 안전 관련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장소였다. 당시 화재는 하역장 화물 차량의 배기구 근처에 종이나 플라스틱 박스와 같은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하역 차량 인근에 가연성 물질을 보관하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었다.

아울러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비해 작업 현장 곳곳에 방독면이나 인명구조 기구 등을 배치하는 것과 지하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 화재에 대비한 매뉴얼과 질식 소화포 등 소화 기구 마련 등도 사고를 대비할 수 있는 필수 조치로 보였다. 또 전기 청소차 충전소를 격리하는 조치와 실제로 근로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정도의 근로자 휴게실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인 산재 예방 조치였다.

안종주 안보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산업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산업 재해들을 예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특히 외국인과 고령자 등 사회적 안전 취약 계층이 특히 위험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 산재 예방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서 안종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사진=안전보건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