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의 자세'로 빚다…손끝 부르는 '돌기'그림
by오현주 기자
2022.05.07 07:30:00
△홍익대 현대미술관서 ''무한한 선'' 전 연 작가 김찬일
오톨도톨 점점이 솟게 한 방식으로
회화 가장 기본단위인 선을 연결해
캔버스 자체 창조한 부조회화 빚어
| 김찬일 ‘라인 220102V’(2020), 캔버스에 피그먼트, 227×162㎝(사진=홍익대 현대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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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시각보단 촉각이다. 오톨도톨한 점점이 꽂힌 입체감이 눈보다 손끝을 먼저 부른다는 얘기다. 작가 김찬일(홍익대 회화과 교수)이 빚은 ‘회화 이상의 회화’가 말이다.
작가는 그림이란 게 단순히 붓으로 선을 내고 물감으로 면을 채우는 것만이 아니란 것을 형체로써 내보인다. 이를 위해 작가가 꺼내든 건 “세상에 없는 새로운 물질을 발명하려는 연금술사의 자세”다. 기존 회화가 가진 규칙을 비틀고 균열을 내고 관계없는 조합을 애써 꾸리는데 “존재하지 않는 오브제를 가능케” 하자는 거다.
실제로 작가는 그리는 게 아닌 울긋불긋 솟게 하는 방식으로 회화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라 할 선을 연결한다. 이른바 ‘부조회화’다. 방식은 이렇단다. 높낮이가 제각각인 조각을 핀셋으로 화면에 고정하고 직접 제조한 물감으로 반복해 색을 입힌다. 아예 캔버스 자체를 창조하는, 진짜 ‘존재하지 않는 오브제’를 만들어내는 거다.
‘라인 220102V’(2022)는 그렇게 무수한 색으로, 무한한 선으로 변주한 ‘행위’다. 금속파우더나 돌가루 등을 섞어 제작한다는 안료로 돌기가 드리운 그림자 아래 묻혀낸 새로운 질감은 귀한 덤이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홍익대 현대미술관서 여는 개인전 ‘무한한 선’(Infiniti Lines)에서 볼 수 있다. 홍익대 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16일까지.
| 김찬일 Line 220101BL_227x162cm, Pigment on Canvas,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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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찬일 Line 211103R_162x112cm, Pigment on Canvas,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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