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우리은행 검사 총력전…기간연장·인력확대

by노희준 기자
2022.05.03 05:00:00

13일까지 검사 기간 일주일 연장
오늘 IT인력 2명 추가 투입...총 9명
구속 직원 직접 문답도 추진
'11번 허탕' 금감원, '명예회복' 고강도 검사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본점에서 614억원의 횡령 사건이 터진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 총력전에 나선다. 검사 기간을 연장하고 인력도 추가로 투입한다. 횡령 기간 우리은행에 대해 11번이나 검사해놓고도 횡령 정황을 전혀 적발하지 못한 금감원이 ‘명예회복’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에 대한 고강도 검사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 기간을 오늘 13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우리은행에서 사고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은 다음날(28일) 곧바로 우리은행 본점에 대한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진행 상황을 보면서 검사 일정은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라며 “우리은행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검사 기간 연장뿐만 아니라 검사 인력 확대도 결정했다. 전날 4명의 기존 검사 인력에 더해 3명을 추가로 보강한 데 이어 이날에도 IT쪽 검사 인력 2명을 또 투입한다. IT인력은 데이터 추적 복구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는 최초 횡령 시점이 2012년으로 파악돼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데다 횡령 직원이 데이터 삭제 등에 나설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본점 검사를 어느정도 끝낸 후에는 필요 시 수사당국의 협조를 얻어 구속된 횡령 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문답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과거 진행했던 우리은행 검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일종의 명예회복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뿐 아니라 금감원도 현재 ‘뒷북 검사’라는 책임론이 제기된 상황”이라며 “금감원도 총력전을 펼쳐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직원 횡령’ 기간인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 검사만 11번(종합 및 부문 검사)을 했지만, 이번 614억원의 본점 횡령 건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내부 감사를 통해 직원의 거액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맡겼다. 해당 직원은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기업 구조개선에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빼돌렸다.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이 채권단에 지급했던 계약보증금으로 알려졌다. 1금융권인 은행에서 614억원에 이르는 거액 횡령이 발생한 데다 횡령 기간이 장기에 걸쳐 있고 지점도 아닌 본점에서 사고가 터져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권도 충격에 빠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