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장에 AI자산관리 ‘쑥’…로보어드바이저, MZ세대 정조준
by이은정 기자
2022.04.05 05:24:00
증시 일평균거래대금 올 2월부터 20조원 하회
기업들, 2030 겨냥 서비스로 B2C 선점 주력
생애주기별 솔루션부터 테마형 투자·낮은 수수료
"분산투자 확대 긍정적, 신뢰성 지속 제고해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극심한 변동장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직접투자’에 따른 수익률이 저조하자 시기·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위해 관련 서비스를 다양화, 문턱을 낮추는 양상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은 19조8888억원으로 지난 1월(20조6542억원)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증시 월별 일평균거래대금은 지난해 1월 40조원대, 2월 30조원대로 당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20조원대를 기록했고, 지난 2월부터는 20조원을 하회하고 있다.
올 들어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인플레이션 압력, 경기둔화 우려 속에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자 투자심리가 쪼그라들었다. AI가 투자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 배경이다. ‘한 방’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의 관심이 크다. 고액 자산가·기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를 소액으로도 누릴 수 있는 데다 앱 하나로 주식·연금·채권·원자재 등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어서다.
주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에 따르면 올 들어 변동장에 신규 투자자들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기존 투자자들의 추가 납입이 확대되고 있다. AI 일임투자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1월 월평균 신규 입금액은 105만2000원으로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금액(70만8000원) 대비 49% 증가했다. 추가입금액은 올 1월 25만원으로 지난 4분기 월평균(10만원) 대비 150% 증가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MZ세대 수요 선점을 위한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파운트는 지난달 31일 생애주기별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가 가능한 솔루션인 ‘파운트 맵’ 개발을 완료했고, 오는 5~6월 파운트 ‘앱’ 개편과 함께 해당 서비스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기업고객(B2B)에 제공한다. 앞서 2030세대를 위해 투자금액을 업계 최저인 10만원으로 낮췄다.
쿼터백은 MZ세대가 관심 영역에 분산투자를 즐기는 점을 주목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블록체인 등 메가 트렌드에 투자할 수 있는 테마형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위험관리 신호를 모니터링, 신호단계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절한다. 핀트는 핀트카드 결제 시 자투리 돈을 재테크에 활용할 수 있는 ‘잔돈 모으기’ 서비스를 시작해 자투리 투자에 익숙한 MZ세대와 눈높이를 맞췄다.
로보어드바이저 테마형 펀드에도 작은 규모지만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새 56억원, 1개월 새 8억원이 유입됐다. 3개월 수익률은 -4.66%로, 국내 주식형 펀드(-8.36%)를 상회한다. 1개월 수익률은 3.40%로, 국내 주식형(3.27%)를 소폭 상회한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참여업체 수는 32곳으로 전년(15곳)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는(1분기 말 기준) 25곳으로 집계됐다. 코스콤은 분산투자, 투자자성향 분석, 해킹방지체계 등 투자자문·일임 규율 작동 여부 확인을 위해 이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자산 쏠림현상이 심한 국내 투자 환경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여러 지역과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금융시장 급변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미흡할 수 있는 점, 법적책임 이슈 등은 과제인 만큼 시장활성화와 투자자 보호정책, 로보어드바이저 신뢰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지속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