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1.12.18 07:59:5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소화기관이 미성숙한 소아의 경우에는 급하게 먹거나 과식했을 때 체하는 경우가 흔하다.
함소아한의원 김정현 원장은 “아이가 체하고 복통이 있을 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가 편안해질 때까지 음식 섭취를 줄이고 열이나 구토 등의 다른 증상의 추이에 따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급성 체기로 아이가 아플 때 가정에서 침으로 손을 따는 경우가 있는 데, 이는 삼가는 것이 좋다” 고 조언한다.
◇ 급체 시 가정에서 손 따는 것은 감염, 출혈 위험
체하거나 체기가 있을 때는 아이들은 음식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잘 먹지 못하며 음식 냄새만 맡아도 메슥거리고 구역질을 한다. 심하게 체했을 경우에는 식은 땀이 흐르고, 손발이 차가워지고 힘이 빠지며, 어지러움과 두통도 생긴다. 또한 복부의 팽만감과 복통, 등과 옆구리의 통증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이가 잦은 체기가 있거나 소화불량 증상이 있을 때 한방에서는 침과 뜸 치료 및 평위산과 같은 한방 소화제를 처방할 수 있다. 만성 소화불량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정확한 원인과 기저질환의 여부를 파악하여 그에 맞는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체했을 때 손을 따서 피를 내는 것은 한의학의 사혈요법이다. 인체 말단 부위인 손가락 끝에 피를 내어 막힌 기를 통하게 하고 말초 부위로 혈액을 이동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해 소화불량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의사가 할 수 있는 치료이므로, 가정에서 함부로 따라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집에서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바늘로 손을 따게 되면, 피부와 혈관이 약한 소아들은 피부 조직 손상과 감염의 위험이 크다. 또한 혈소판 문제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영아, 허약한 아이들은 대량출혈, 어지러움, 식은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하다. 체기 외에도 아이가 구토, 설사, 발열, 오한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증상을 살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혈자리 지압, 탈수 예방으로 응급 대처
아이가 체했을 때는 우선 따뜻한 손으로 부드럽게 등과 배를 쓸어주고 배에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는 통증을 완화하고 위장운동을 촉진해 위에 막혀있는 음식물과 장에 차 있는 가스와 변이 내려갈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손으로 간단히 혈자리를 지압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위치한 합곡혈과 등 가운데 날개뼈 아래부위와 척추를 직선으로 연결한 부위의 중간 지점인 격수혈, 그리고 명치와 배꼽 가운데에 위치한 중완혈 부위를 약간 힘을 주어 지긋이 눌러주었다가 떼는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해준다.
따뜻한 죽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섭취하고 수분을 자주 보충해 주어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매실차, 생강차, 보리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데 소화를 돕고 복통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탄산음료는 일시적으로 소화를 개선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위장 점막을 자극하여 소화불량을 악화시킬 수 있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김정현 원장은 “잦은 소화불량이 있는 아이들은 평상시 식습관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소화가 잘 안 되는 밀가루나 육류, 인스턴트 위주의 식단, 불규칙한 식사 시간, 한 번에 몰아서 과하게 먹는 습관, 급하게 잘 씹지 않고 삼키는 습관,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등 식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이를 고칠 수 있게 해야 한다.” 고 조언한다.
잦은 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 후 가볍게 걷거나 움직이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고 평소에도 약간 빠르게 걷는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위장기능을 활발히 하여 소화를 촉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