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30세 절반 "노력해도 신분상승 어렵다"

by원다연 기자
2021.01.10 06:00:00

30세 노력으로 지위상승 가능성 '낮다' 42.8%
30세 절반이 '하고싶은 것 하는 삶'이 행복한삶
60세는 '행복한 가정 이루는 삶' 비중 가장 높아

서울 코엑스에서 취업준비생이 면접을 보기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어차피 금수저 아니면….”, “흙수저가 무슨 수로….”

세대에 따라 사회적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을 바라보는 요인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세는 3명 중 1명이 ‘집안 배경’을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본 반면, 60세에서는 재능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했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2월 나라경제’를 통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0세의 30.2%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집안의 배경’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30세와 60세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어 재능이 23.5%로 높게 나타났고,인맥(12.1%), 노력(11.0%) 순으로 중요 요인으로 꼽혔다.

30세 응답자 가운데 개인의 노력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비율(약간 낮은편이다·매우 낮다)은 42.8%에 달했다. 가능성이 ‘높다’(약간 높은편이다·매우 높다)고 본 응답자는 21.4%에 그쳤다.

반면 60세에서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재능’을 꼽은 비율이 2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집안배경(19.1%), 인맥(17.6%), 학벌(15.3%), 노력(14.4%) 순으로 중요 요인으로 꼽혔다.

60세 응답자 중에서는 32%가 개인의 노력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낮다(31.4%)고 본 응답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30세와 60세가 ‘행복한 삶’을 바라보는 기준도 크게 엇갈렸다.

30세 응답자의 절반(50.0%)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꼽은 비율이 31.8%로 뒤를 이었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삶’에 대한 응답은 14.0%에 그쳤다.

반면 60세에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응답한 비중(38.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37.8%)이 뒤를 이었고,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16.4%에 그쳤다.

김소희 KDI 여론분석팀 연구원은 “30세는 현재 개인의 삶을 강조하고 60세는 미래의 공동체 삶을 중시하며 서로가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30세에게는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어 계층 상승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60세에게는 본인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복지 기반을 마련해준다면 30세와 60세 모두가 바라보는 미래는 지금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나라경제 12월호. (자료=K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