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대로1]판 커진 서울시장 보선 경선…단일화·경선에 촉각
by박태진 기자
2020.12.26 07:00:00
안철수·금태섭 잇단 출사표…야권 단일화 한목소리
安,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 시사…金, 열린 경선 주장
경선룰도 관전포인트…본경선 20% 당원 비율 조정 관심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판이 커졌다. 내년 4월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경선을 두고 한 말이다. 대권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독자적 행보 이어온 금태섭 전 의원이 속속 보선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후보들이 출마를 놓고 저울질하면서 이제는 야권 연대 및 경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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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예비후보들은 반문연대, 야권연대 등을 통해 단일후보를 내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를 위한 과정에 대한 견해는 약간씩 엇갈린다.
이로 인해 야권 후보들의 제1야당 국민의힘 입당 여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를 위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입당에 선을 그었던 안 대표가 전향적인 변화를 보인 것은 입당을 고리로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는 다만 입당이 외연확장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 논의할 수는 있지만 그게 과연 외연확장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만 갖고 판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당 카드는 현재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내부 반발도 잠재울 수 있다. 단일화를 이루더라고 안 대표가 입당을 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 후보의 출마가 좌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 의원은 생각이 다르다. 입당하지 않고, 야권 단일화 후보를 내세우자는 입장이다.
이에 자신들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단일화 경선을 제안하는 국민의힘 측 주장과 범야권 열린 경선을 치르자는 의견이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사다. 또 안 대표도 입당은 가능성은 시사했지만, 당 대 당 단일화에 군불을 지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는 지난달 100% 국민 여론 조사의 예비 경선룰과 당원 20%, 국민 80%가 반영되는 본 경선룰을 확정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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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경선룰이다. 국민의힘에선 예비 경선은 100% 국민 여론조사, 본 경선에서는 ‘당원 20%+국민 80%’로 정하기로 확정했다. 범야권 후보들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한다면 이미 정한 경선룰을 다시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야권 후보들이 입당을 하지 않는다면 경선룰을 다시 손 봐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당원 비율 조정을 원하는 외부 인사들이 새로운 룰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판이 커지자 당 내부에서도 본 경선에서도 100% 시민 경선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세력이 돼달라는 국민의 뜻에 화답하려면 중도 인사들과 폭넓게 연대하는 개방과 확장 전략을 써야 한다”며 “당외 인사들과의 열린 통합 경선을 위해 100% 시민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당내 ‘본 경선 100% 시민 경선’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모이지 않아 야당의 경선 룰 조정에 난관이 예상된다.
사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본 경선에서도 100% 국민경선제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부산과 서울에서 진행한 공청회에서 당원들의 불만이 나왔다. 이에 당원의 의사도 존중하고, 동시에 시민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현재 경선룰이다.
결국 100%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 위한 최대 과제는 당원 설득이다. 안 대표가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합리적인 경선룰을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