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끝나도 학교는"…5월6일 등교도 밀리나

by신하영 기자
2020.04.21 00:02:00

“생활방역으로 넘어가도 학교는 늦게 열 수 있어”
“싱가포르 등교 뒤 집단감염”…방역당국 ‘신중론’
생활방역 전환 후 등교 준비…단계적 출석 유력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완화하면서 전국 초중고교도 5월 6일 이후 등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개학 때처럼 입시를 앞둔 중3·고3이 먼저 등교한 뒤 나머지 학년이 단계적으로 출석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특히 등교 이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싱가포르 사례를 감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더라도 학교는 가장 나중에 열 수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대전생활과학고가 원격수업 현황을 한눈에 살피고 사고발생시 응급조치할 수 있는 원격수업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교육부 고위관계자는 20일 “등교개학은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해도 학교는 가장 나중에 열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싱가포르의 경우 등교개학 후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2주 만에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며 “학교를 여는 것은 아이들의 안전과 직접 관련된 일로 보수적 자세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5월 5일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더라도 초중고교의 등교 시점은 5월 중순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등교 개학 이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싱가포르의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신중론을 펴고 있어서다.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사실상 무산된 점도 내달 6일 등교가 힘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첫 고3 학평을 오는 24일 원격으로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학생들이 시험지를 받아 집에서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전국단위 성적처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3월 학평은 학년 초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험이다. 서울교육청이 주관하지만 전국의 고3 수험생들이 참여하는 수능모의평가이기 때문. 당초 3월 초로 예정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잇따라 연기되면서 오는 24일에야 치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국단위 평가를 하지 않기에 사실상 3월 학평의 의미는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이 24일로 3월 학평을 확정하면서 등교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이 또한 무산된 셈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 생활방역 체계 전환 기준은 마련됐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나고 있어 교육부가 서울교육청에 ‘등교 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일부터 17일까지 닷새 동안 20명대를 유지하다가 18일부터 10명대로 하락한 뒤 지난 19일에는 8명으로 한자릿 수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다음달 5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생활방역은 일상생활과 감염예방활동을 병행하는 것으로 정부차원의 방역이 학교단위나 개인에게 옮겨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내달 5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학교도 등교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발적 집단 감염 없이 학교나 개인 차원에서도 예방활동이 가능한 낙관적 상황일 때 등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등교개학을 결정하더라도 온라인 개학 때처럼 단계적으로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입시를 앞둔 중3·고3부터 먼저 등교한 뒤 나머지 학년은 나중에 출석하는 방식이다. 수험생이 먼저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학교방역체계를 확인한 뒤 점차 출석 학년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향후 원격·출석 수업이 병행될 수 있도록 하고 출석 수업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등교수업을 확대해 나가면 학교 방역 시스템도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