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유럽서 열광한 ‘킬링 스토킹’… 작가가 말하는 ‘성공비결’은

by김정유 기자
2019.06.22 06:00:00

레진코믹스 ‘킬링 스토킹’ 쿠기 작가 인터뷰
이탈리아서 단행본 1위 등 K웹툰 자존심 살려
‘스토킹하는 인물이 살인마라면?’ 웹툰으로 표현
동성애 요소 등 상처입은 두 주인공 치유하는 과정 그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쿠기 작가(이하 쿠):작품이 완결되고 석달이 지난 시점임에도 ‘에트나 코믹스’ 현장에서 현지 독자분들과 조직위원회에서 많이 환영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얼른 차기작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쿠: 세계적으로 여전히 사랑받는 장르 중 하나인 스릴러가 ‘킬링 스토킹’ 안에 많은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서 국경을 불문하고 해외독자분들도 재밌게 즐겨주신 게 아닐까해요. 더불어 주인공들의 케미가 감질나다고 좋아하셨던 팬분들의 말씀도 함께 떠오릅니다.

쿠:일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기이하고 무서운 일들을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시간을 추적하다 보면 역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킬링 스토킹’은 이 같은 배경에서 스토킹이라는 흔한 소재 위에 ‘만약 스토킹당하는 인물이 살인마라면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저 스스로에게 먼저 한 작품입니다. 인물의 시간을 추적하고 함께 그 시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그 여정을 독자분들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쿠:작품 속 인물이 불안한 캐릭터이건 악인이건 그 인물을 이해하려고 먼저 노력합니다. 저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에 대해 독자분들께 이해를 바랄 수는 없으니까요. 어느 한 인물이 갖고 있는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저도 등장인물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윤범도 마찬가지에요. 윤범의 지나온 시간을 추적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저 스스로도 이야기의 개연성이 생기고 그래야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어요. 답을 얻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노력이에요.

쿠:‘킬링 스토킹’은 한 회 분량이 너무 많아 오르지 작업위주로 생활해야 주간 연재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작업만하는 일상을 매일 반복해야했어요.

쿠:평범한 사람이 악인의 되는데는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유년시절 어머니의 사랑 부재’는 오랜 시간 치유되기 힘든 상처라고 생각합니다. 유년기는 인생에서 그냥 지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긴 인생의 연장선에서 크든 작든 영향을 끼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쿠:작품에서 표현된 동성애 코드는 닮은 듯 다른 두 주인공의 상처를 상징합니다. 윤범과 상우의 과거는 현재 같은 공간에서 부딪힙니다. 한데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한다고 해도 과거의 상처로 인해 걸어온 각자의 길이 다르기에 모든 상처가 공유될 수 없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쿠:여러 장르의 차기작들을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연재기간 2년넘게 어디 한번 제대로 못가보고 작품에 몰두했었던지라 여행하고 싶었던 나라들을 충분히 여행하고 온 후에 천천히 준비해볼까 생각합니다.

쿠:‘킬링 스토킹’을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시고 생소한 분들은 계실 텐데 첫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돼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이데일리> 독자분들께도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 중에서 멘탈이 어느정도 강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킬링 스토킹’을 읽어보는 것에 한번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