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개혁 원년]중소 회계법인 합종연횡 몸집 키우기 본격화

by이광수 기자
2019.04.10 05:13:00

11월 감사인 등록제 시행
회계사수 120명 충족 위한 합병 사례 늘어날 것
"40인 이하 회계법인 신규채용 늘릴 것"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회계 개혁은 중견·중소 회계법인들의 외형 성장의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을 갖춰 금융당국에 등록한 법인만 상장사 외부감사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감사인 등록제가 다음 달부터 접수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형 회계법인들의 인수합병(M&A)과 신규채용 등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인 등록제는 등록 공인회계사를 40명(지방은 20명) 이상으로 유지해야 상장사 외부감사를 맡을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오는 11월부터 시행된다. 자산 규모에 따라 기업을 5군으로 나눴고, 회계법인도 회계사 600명 이상이면 ‘가’군, 120명 이상이면 ‘나’군, 60명 이상이면 ‘다’군 등으로 분류 인력 규모에 따라 감사 대상 기업군이 확대되도록 만들었다.

9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성도·이현회계법인은 지난 2일 합병보고회를 열고 BDO성도이현회계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감사인 등록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BDO성도이현회계법인은 이번 합병으로 소속 회계사가 130여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감사인 등록제 기준 ‘나’군에 해당돼 자산이 5조원 이상인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 모두 감사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상장사 감사를 위한 기본 요건인 40명을 넘은 회계법인의 경우, 감사 가능 대상 기업수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합병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현실적으로 ‘가’군에 속한 600여명은 충족이 어렵기 때문에 ‘나’군에 해당하는 120명을 충족하기 위한 합병이 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합병 절차를 밟고있는 △신승·유진 △진일·인덕 등도 BDO성도이현처럼 120명을 넘겨 감사인 등록제 기준 ‘나’군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속 회계사가 40여명이 안 되는 곳들은 인수합병이 활발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현재 회계사수 40명이 안되는 회계법인중 합병을 추진을 공식화 한 곳은 현재 지성·예교와 동아·송강회계 법인뿐이다.

20~30명 수준의 회계법인의 경우 복잡한 합병 절차를 밟는 것보다 추가로 회계사를 채용해서 40~60여명을 충족시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게 회계업계의 관측이다. 회계법인 한 고위 관계자는 “감사인 등록제는 단순히 회계사수를 40명으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부품질관리 절차 등 측면에서 하나의 회사 체제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는 것도 입증해야 한다”며 “중소형 회계법인의 경우 이름만 함께 쓸 뿐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굳이 지분 정리도 쉽지 않고, 새로운 통제를 따르면서 지정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