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못 다핀 꽃’ 하늘나라로…강릉 펜션 사고

by황현규 기자
2018.12.22 06:00:00

우정여행 떠난 고3 학생 사고 당해…3명 사망·7명 회복세
“카풀 반대” 택시업계 파업·집회도…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이목 집중
홍대 누드 모델 사진 유포자 2심도 징역 10월…오늘 6차 여성집회 개최

[이데일리 사건팀]

한창 꽃피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등학생들의 사고 소식에 시민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1시15분쯤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이 모두 의식을 잃고 입에 거품을 문 채 발견됐습니다. 이중 학생 3명은 목숨을 잃고 나머지 7명의 학생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수능 시험을 마치고 우정여행을 떠난 10명의 고등학생들이 당한 참변에 동료들은 물론이고 정부 당국도 위로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12월 셋째 주 눈여겨볼 키워드는 △펜션 참사 △택시 파업 △홍대 누드 모델입니다.

강원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숙박 중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18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성고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강원도 강릉에 있는 펜션에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목숨을 잃은 세 학생의 발인은 지난 21일(어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에서 이뤄졌습니다. 세 학생은 경기도 소재 장지에 각각 안장될 예정입니다. 현재 의식을 잃은 7명의 학생 중 일부는 퇴원을 하거나 일반병실로 옮기는 등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펜션 보일러 배기관에서 새어나온 배기가스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라고 잠정 결론을 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혈중 일산화탄소농도가 40% 이상이면 치사량으로 보는데 숨진 학생들 몸에서 48~63%가량 검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펜션 보일러실에 연소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관이 있는데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연통) 연결 부위가 어긋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펜션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는 사고로 숨진 대성고 학생들을 모욕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어서 논란이 됐는데요. 경찰은 게시글에 대한 내사에도 착수한 상황입니다.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택시업계는 ‘생존권 사수 3차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집회를 개최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으로 이뤄진 택시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주장은 카풀 서비스의 전면적인 금지인데요. 주최측 추산 12만명이 모여 국회 앞 10차선 도로를 가득 메우고 ‘카풀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택시 업계는 또 이날 새벽 4시부터 24시간 동안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시민들은 출·퇴근길에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는데요. 당일 아침 서울역 인근에는 30분에 택시 1대가 올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택시업계의 입장과 달리 카풀을 바라보는 승객들은 오히려 카풀서비스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월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민 편익을 위해 카카오 카풀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280명(56%)였습니다. 반면 ‘택시 생존권 보호를 위해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143명(28.7%)에 그쳤습니다. 여당은 지난 19일 4개 택시단체 대표들이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는데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는 택시단체 4곳의 대표와 카풀 업계 대표, 정부 대표와 여당인 민주당 대표가 참여해 상생 방안을 논의하게 될 예정입니다. 카풀을 둘러싼 택시업계의 반발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한다며 편파수사를 항의하는 시위대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포한 안모(25)씨가 2심에서도 징역 10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지난 20일 열린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불법 촬영 범죄는 피해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범죄로서 사회적 위험성이 크다”며 “이는 가해자의 성별과 상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8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는데요. 이에 검찰과 안씨 모두 1심 선고에 대해 항소했지만 2심에서 원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양측의 항소는 기각됐습니다.

안씨는 지난 5월 1일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을 직접 찍어 남성혐오사이트인 워마드에 게시했는데요. 안씨가 경찰에 붙잡히자 “가해자가 여성이라서 수사가 빨리 이뤄졌다”는 일부 여성들의 비판이 나오며 여성집회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6차 여성 집회는 오늘(22일) 서울 광화문에서도 열릴 예정입니다. 주최 측 ‘불편한 용기’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불편한 용기 시위는 이번 6차 집회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연기한다’는 제목의 공지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