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또 오르나…홈쇼핑社, 내년 실적도 먹구름

by송주오 기자
2018.12.04 05:45:00

홈쇼핑 업계, 케이블·IPTV 업계와 송출수수료 협상 마무리 수순
가입자 급증한 IPTV, "송출수수료 인상하라" 요구
홈쇼핑 업계, 지난 4년 간 수수료 부담 35% 늘어…이익 감소 원인

홈쇼핑 업계가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내년 실적에 먹구름이 끼였다. 롯데홈쇼핑의 모바일 생방송 프로그램 ‘MGS’의 한 장면.(사진=롯데홈쇼핑)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홈쇼핑 업계의 내년도 사업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IPTV 가입자 급증으로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져서다. 홈쇼핑 업계는 올해도 송출수수료 인상 여파로 실적이 크게 감소했는데, 내년에도 송출수수료에 발목이 잡힐까 우려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계는 최근 2019년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 관련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송출수수료 협상의 관건은 IPTV다.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케이블 TV와 달리 IPTV는 가입자가 급증해 IPTV 업체들이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TV 홈쇼핑 7개사 송출수수료 증가 추이 (그래프=문승용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는 6개월간 월평균 1471만6575명(점유율 46.05%)으로 케이블TV를 운영하는 종합유선방송(SO) 1398만4967명(43.76%)보다 많았다. 위성방송은 325만4877명(10.19%)이었다. SK텔레콤, KT 등 IPTV 업체들은 이동통신과의 결합 상품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서 가입자를 늘려 나가고 있다.

IPTV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홈쇼핑의 부담이 커졌다. 김경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회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TV 홈쇼핑 7개 사업자는 작년 송출수수료로 1조 3093억원을 지급했다. 2013년 9710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약 35% 급증했다. 이 기간 IPTV의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송출수수료도 덩달아 상승했기 때문이다.

송출수수료 부담은 홈쇼핑 업계의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3분기 CJ ENM(035760) 오쇼핑부문은 영업이익이 41.8% 감소한 178억 원을 기록했고, 현대홈쇼핑(057050)도 249억 원으로 20.6% 감소했다. GS홈쇼핑(028150)은 영업이익 306억원으로 1% 증가했지만, 애초 비용 처리했던 연간 할인권을 고객이 사용하지 않아 돌아온 일회성 이익 56억 원을 빼면 실질적으로는 17% 안팎의 감소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탓에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장은 “IPTV 등에 내야 하는 높은 송출수수료 때문에 납품 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를 낮출 여력이 없다”며 “송출수수료를 임대차보호법처럼 일정 기간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급기야 정부가 홈쇼핑과 IPTV 간 송출수수료 협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협상 과정에서 불공정한 행위는 없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IPTV의 과도한 수수료 인상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IPTV에 대한 압박과 달리 내년도 송출수수료는 올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인상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홉쇼핑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송출수수료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며 “가입자가 줄고 있는 케이블채널은 수수료를 낮췄지만, IPTV 업계와는 내년에 두 자릿수 인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에도 홈쇼핑 업계의 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