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숯향 어우러진 언양의 맛 '언양불고기'
by강경록 기자
2017.05.05 00:01:00
우리나라 3대 불고기 중 하나
양념 최소화해 국물없이 직화로 구워내
1960년대 고속도로 근로자 사이 소문나
전국 첫 불고기 특구로 지정되기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울산시 언양은 관광자원도 풍부하지만 맛으로는 불고기가 유명하다. 한국 3대 불고기(서울식·광양식·언양식)중 하나인 언양불고기의 본 고장이다. 언양불고기의 특징은 한우를 얇게 썰어 간장과 마늘로 맛을 낸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반 양념불고기와 달리 양념 맛이 적다. 국물 없이 직화로 구워 불향이 풍부한 것도 언양불고기의 특징이다. 육질과 고소함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얇게 썰어 양념한 고기는 불판에 굽지 않고 석쇠에 바로 굽는다. 얇게 저며 잔칼질로 자근자근 연하게 다진 뒤 양념에 재워 굽는 너비아니에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양불고기는 칼로 저미는 대신 얇게 썬 뒤 최소의 양념만을 사용해 고기 자체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 그러려면 질 좋은 고기를 사용해야 한다. 언양은 예부터 한우로 유명한 곳이다.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상류의 깨끗한 물이 있고 풍부하고 드넓은 초지가 많아 소를 키우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이런 영향으로 언양에는 큰 우시장이 생겨났고 도축장과 푸줏간도 들어섰다.
언양불고기가 유명해진 것은 1960년대부터다. 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했던 근로자들이 언양의 고기 맛을 알리면서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한우불고기가 유명해지자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고깃집도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금 언양읍 불고기특구(불고기단지)에는 30~40개의 전문 음식점이 있다. 2006년에는 재정경제부가 전국 첫 한우불고기 특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언양불고기에 사용하는 한우는 독특하다. 보통 송아지 1~3마리를 낳은 3~4년생 암소고기를 사용한다. 도축한 지 24시간 된 싱싱한 고기를 사용해야 제맛을 낼 수 있다. 또 양념 맛에 고기 맛이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생고기나 소금구이로 내놓는다. 고기를 굽는 동안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일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할 백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양념한 고기가 타지 않도록 석쇠로 살짝 굽는다. 생고기에 소금만 뿌려 먹기도 한다. 언양 특산품인 미나리를 곁들이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