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하우스 탐방]⑥스틱, 1조 펀드 바이아웃 운용사로 체질개선
by김경은 기자
2015.11.12 05:35: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최대규모 운용자산을 굴리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는 지난 1999년 벤처캐피털로 시작해 차근차근 외형을 넓혀가고 있다. 투자에서 사후 관리를 가장 중점에 두는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의 투자스타일은 스틱의 포트폴리오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국내 중기·벤처 기업 투자사로 출발했던 스틱은 기업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 점차 성장자본(gross capital)펀드, 세컨더리펀드(회수시장활성화펀드), 해외 투자 등으로 외연을 넓혀갔다. 창사 16년을 맞은 스틱은 누적된 투자경험에 펀드 대형화 등이 맞물리며 해외 대형 펀드(Large Buyout Fund)를 향한 본격적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스틱은 PE(프라이빗 에쿼티) 분야를 별도 분사하지 않고 벤처투자펀드 운용 부문과 사업부분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총 운용자산은 현재 3조6000억원 규모로 벤처부문 7300억원, 세컨더리 6400억원, 그로쓰 캐피탈 9300억원, 바이아웃 1조 3000억원 등을 굴리고 있는 초대형 운용사다.
현재 펀드 결성이 진행 중인 블라인드펀드를 감안하면 내년 운용자산 4조원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스틱은 올 들어 국민연금을 필두로 한 주요 연기금·공제회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연이어 선정되면서 이미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뒀다. 단일 펀드(가칭 스페셜시츄에이션·Special Situation 펀드) 로는 최대 규모인 5000억~1조원 규모를 목표로 자금 모집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스틱은 46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3호 펀드(STIC Private Equity Fund III) 결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고, 2013년부터 준비해오던 CJ그룹과의 5000억 원 규모의 코파펀드도 결성했다.
스틱의 바이아웃 투자 실적은 그동안 MDS테크놀로지 등 중소형 업체 3~4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펀드레이징(Fund Rasing)에 집중한 결과 1조원 이상의 여유자금을 보유하게 된 만큼 스틱은 본격적인 바이아웃 투자를 개시하고 있다. 스틱은 지난달 SK케미칼로부터 유비케어 지분 43%를 797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곽동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면 보다 공격적인 바이아웃 투자를 감행할 수 있게 된다”며 “벤처펀드와 PEF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스틱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틱은 백봉주 삼성전자 전무, 박계현 LG엔시스 대표이사, 고현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등을 OPG(Operating Partners Group, 경영자파트너그룹)이라는 상근고문그룹으로 두고 있다. 딜 발굴에서부터 투자 후 사후 경영관리까지 이들의 경험을 바이아웃 투자에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한상 벤처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엑세스바이오 투자로 잭팟을 터트리며 부러움을 샀던 스틱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스틱은 스틱팬아시아테크놀로지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개인정보보호 서비스업체 민앤지 지분 일부를 지난 6월 말 상장 전후로 매각하면서 투자 이후 2년 만에 원금 70억원의 두 배가량인 130억원을 회수했다.
오는 12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카메라모듈 제조기업 나무가 지분도 전량 매각하면서 두 배 수준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스틱은 지난해 매출 237억원,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을 달성하며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