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아웃도어]2014 캠핑 키워드는 '미니멀'..'가볍게 즐겨라'

by최은영 기자
2014.12.11 06:00:00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캠핑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에 짐을 싣고 떠나는 ‘오토캠핑’ 붐이 일더니 최근에는 최소한의 장비만 갖춰 떠나는 ‘미니멀 캠핑’에 간단히 배낭 하나 매고 산과 계곡을 누비는 ‘백패킹’, 쉽고 간편한 ‘이지캠핑’, 모든 장비가 다 갖춰져 있어 몸만 가면 되는 ‘글램핑’까지 성행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캠핑 본연의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아파트 베란다나 집 앞 마당 등에 텐트를 쳐놓고 야영을 하는 ‘홈캠핑’도 있다.

자연을 좀 더 가까이에서, 폭넓게 즐기기 위해 혹은 캠핑은 하고 싶은데 바리바리 짐을 싸자니 귀찮아서 등 사람마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간소화’라는 측면에서 이 모든 캠핑은 일맥상통한다. ‘가볍게 즐겨라’. 이는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에 방한, 보온 등을 신경 써야 하는 한 겨울에도 예외가 아니다.가볍게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 아웃도어 열풍이 불어 닥치며 생겨난 변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60만 명으로 집계된 캠핑 인구는 지난해 130만 명을 넘어 올해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사업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 등으로 자연이 훼손되면서 캠핑 본연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비판도 일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인 ‘백패킹’이다. ‘백패킹’이란 ‘짊어지고 나른다(Backpacking)’라는 뜻으로 1박 이상의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대형 배낭에 갖추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심플리 캠핑(Simply Camping)’을 모토로 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국내 상륙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백패킹 마니아들과 정기적으로 ‘리브 심플리(Live Simple)’ 캠핑을 떠나면서 백패킹, 미니멀 캠핑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백패킹은 모든 물품을 배낭에 넣어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가방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경량 아이템이 필수적이다. 미니멀캠핑 등도 마찬가지. 이는 또한 캠핑의 목적이 ‘어디에 머물까’에서 ‘무엇을 할까’로 확장되며 생긴 변화이기도 하다.

서은석 캠핑존 대표는 “아웃도어 붐과 함께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캠핑의 형태 또한 과거 정박형에서 활동형으로 바뀌어 가는 추세”라면서 “캠핑을 하며 트래킹, 낚시 등을 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캠핑이 아웃도어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활동성이 강조되다 보니 가벼운 장비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백패킹, 미니멀캠핑 장비들은 경량화, 고급화되어 기존 가족캠핑, 오토캠핑 장비보다 오히려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명 수입 브랜드의 1인용 텐트는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매주 주말마다 배낭 하나 메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캠핑 마니아 회사원 김 모 씨는 “요즘 주변을 보면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확실히 늘었다”면서 “하지만 부피가 줄고 경량화한 만큼 장비가 비싼 게 흠이다”고 꼬집었다.

흔히 ‘몸만 오는 캠핑’으로 널리 알려진 ‘글램핑’은 비용 부담이 더하다. 화려함을 뜻하는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인 글램핑은 텐트는 물론 난방기구, 침구류, 심지어 채소에 양념 하나까지 전부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초호화 캠핑’을 뜻한다. 북미와 유럽 등지에선 일찌감치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글램핑의 최대 장점은 최소한의 준비 시간으로 최대한 길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최고급 호텔이나 유명 리조트에서 주로 운영하는데 가격은 1인당 7~10만원 선으로 고가에 워터파크와 사우나 등 부대시설을 이용하면 20만원 훌쩍 넘기도 한다. 글램핑을 즐기는데 필요한 것은 ‘두둑한 지갑’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