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대웅 기자
2013.11.08 07:01:00
몸집 줄이고 IT, 바이오 등 성장성 높은 기업 집중 타깃
1기의 하이비전시스템 같은 '대박' 사례 노려
[이데일리 오희나 김대웅 기자]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IPO시장의 온기가 스팩 시장에도 전해지면서 출항을 앞둔 2기 스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스팩을 주관하는 증권사도 분주히 움직이며 스팩의 ‘스펙(SPEC’)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년의 노하우가 쌓인 만큼 1기 때의 시행착오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스팩이 중소기업의 자금줄 역할과 더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새롭게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2개 스팩으로 구성된 1기는 대부분 3년 전인 2010년 말에 상장됐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0곳이 합병 상장을 이뤘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3곳은 합병에 이르지 못하고 모두 상장폐지됐고, 코스닥 시장 내 19곳 중 10개(2곳은 합병 예정)만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코스닥의 경우 스팩 합병추진율(합병완료+합병진행)이 52.6%에 달해 미국 시장의 10년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시장이라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합병된 8곳의 상장 시초가 대비 평균 주가 등락률은 12.5%에 달했다. 얼핏 보면 선방한 수준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대박’을 친 하이비젼시스템을 제외하면 대체로 3년간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절반 이상의 스팩이 ‘꿈’을 펼치지 못하고 수명을 다하자 제도 보완의 목소리가 커졌고,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스팩에 대해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합병 시 비상장사 가치 측정 방식을 간소화했고 회계법인에게 상당한 재량을 부여해 상장 준비 기간을 단축시킨 것이다.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스팩 상장을 통해 적시에 자금을 조달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한 하이비젼시스템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이비젼은 지난해 2월 이트레이드1호스팩과 합병해 증시에 입성했다. 이를 통해 130억원을 확보하게 된 하이비젼은 막바지에 이른 3D프린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고 지난달 말 산업용 3D프린터인 ‘큐비콘’을 개발 완료해 시연회를 갖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하이비젼의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스폰서인 이트레이드증권 역시 수십억원대의 차익 실현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팩을 외면했던 일반 투자자들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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