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요예측 20일부터 바뀐다
by임명규 기자
2012.08.12 10:00:00
금투협 모범규준 개정..공모금리 결정 공시 강화
수요예측 종목 64% 미달..기관 투자 유도 관건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수요예측 과정을 상세하게 공시하는 방안이 오는 20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1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공모금리 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공시토록 하는 ‘무보증사채 수요예측 모범규준 개정안’이 오는 20일 증권신고서 제출분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지난달 말 금융감독당국이 내놓은 수요예측 제도 보완방안을 토대로 회사채 발행기업과 금융투자회사가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규정한 것이다. 지난 2월 무보증사채 수요예측 모범규준을 제정한 이후 6개월만에 또다시 손질했다.
모범규준이 바뀌면서 회사채 발행기업과 증권사는 신경써야 할 문제가 늘어났다. 오는 20일부터 증권신고서를 내고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과 대표주관 증권사는 민간채권평가사 2곳 이상이 제시한 평가금리와 동종업계 동일등급 채권의 발행·유통금리 등을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 기관들이 참여한 실제 유효수요 범위와 최종 공모금리 결정 과정에서 수요예측 결과 반영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명확하게 제시토록 했다.
수요예측 미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채 청약물량을 배정할 때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자에 대해서는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고, 관련 기준을 증권사가 합리적으로 마련토록 했다.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관들을 일단 제도권으로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 4월부터 시장 원리에 의한 금리 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를 실시했지만, 발행기업의 무리한 금리 요구와 증권사들의 과당 경쟁이 만연하고 투자자가 수요예측 참여를 기피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7월말까지 총 90개사가 129개 종목에 대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수요예측 미달 종목이 82개로 63.6%에 달했다. 발행액 기준으로는 12조60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6조2000억원이 수요예측 미달로 집계됐다. 제도 도입의 취지와 달리 회사채 발행기업이 시장과의 괴리를 좁히지 못하고 투자자의 외면을 받은 셈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공모금리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수요예측 제도를 조기 안착시키기 위해 모범규준을 개정했다”며 “발행사의 협력과 기관투자자의 참여, 증권사의 충실한 주관업무 수행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