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느슨해지는 비박 연대
by나원식 기자
2012.06.21 0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21일자 4면에 게재됐습니다. |
| ▲ (왼쪽부터)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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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반(反) 박근혜’라는 깃발 아래 뭉쳤던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 이른바 비박연대의 내부에서 점차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 3인은 일단 ‘비박 전선’에서 필요에 의해 뭉치며 연대를 선언했다. 하지만 경선 룰을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촉박해지면서 각 캠프의 의견이 조율 없이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김 지사 측 대리인 격인 신지호 전 의원은 20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비박 주자 3인의 후보 단일화 경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도부가 현행 당헌·당규 방식대로의 경선을 강행할 경우) 독자적인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그중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시나리오가 단일화 경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 캠프 사이에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도 했다.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도 “일주일 전부터 다른 후보 측 대리인들과 논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다른 두 후보 측의 생각은 미묘하게 달랐다. 정몽준 의원 측 대리인인 안효대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단일화는) 그쪽 생각”이라며 “논의된 바 없고 지금은 경선 룰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논의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권택기 전 의원의 경우 “신 전 의원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낸 것이고, 깊은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당 예비후보 등록과 경선 참여 여부에도 의견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김 지사는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당과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한다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지도부가 야당과 협상에 나서면 당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비박연대에 대해 “구태의연한 여의도식 정치”라며 “연대 없이 당당히 선의의 경쟁에 임하겠다”는 언급도 했다.
권택기 의원은 이에 대해 “그 부분은 그쪽 캠프에 물어봐라”라며 “우리는 오픈프라이머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예비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안효대 의원 역시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런 기류를 뒷받침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날 친박측 이혜훈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박 주자 3인 가운데) 몇 분은 비공식적으로는 후보 등록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예비후보에 등록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발언이 꼭 100% 진심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