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G20 호재에 연중 최고..다우 2%↑

by지영한 기자
2009.11.10 06:48:37

주요 20개국(G20) 경기부양책 지속 합의 `호재`로 작용
달러화 15개월래 최저치..원자재 상품주 일제히 랠리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주요 20개국(G20)이 경기회복세가 확고해질 때까지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기로 약속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G20의 결정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상승한 반면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 가치는 15개월래 최저치로 밀렸고, 이 영향으로 금값과 구리값, 국제유가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원자재 상품주가 랠리를 전개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203포인트(2.03%) 상승한 1만226.9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62포인트(1.97%) 오른 2154.06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3.78포인트(2.22%) 상승한 1093.08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개장초부터 오름세였다. 지난주말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재정지출 및 저금리 등 경기부양 조치를 지속하기로 결정한 점이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투자자들은 각국의 저금리 기조가 증시 유동성을 늘리는 동시에 미국의 `저금리 기조`로 값싼 달러화를 빌려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소위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글로벌 증시 상승을 크게 도모할 것으로 기대했다.
 
더욱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이 급등한 반면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15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자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물론 주식시장에서는 원자재 상품주는 물론이고 환율수혜 기대감으로 다국적기업들까지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의 블루칩 종목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29개에 달할 정도로 상승종목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미 달러화 약세와 허리케인 `아이다` 영향으로 국제유가도 급등하며 배럴당 79달러선에 올라섰다. 미국채는 3년물 입찰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위축되면서 기간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주말 스코틀랜드에서 모임을 갖고 세계경제와 금융시스템의 회복이 확실해질 때까지 지원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G20은 위기 대응 공조에 힘입어 경제금융 여건이 개선됐지만, 세계경제 회복이 고르지 않고, 여전히 정책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고, 높은 실업이 주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G20의 이번 결정에 따라 각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통한 부양책을 지속하는 한편 금융완화를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같은 기대감으로 이른바 `출구전략(부양정책을 거둬들이는 조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크게 희석됐고, 뉴욕증시는 G20 결정을 호재로 받아들였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금값과 금속가격, 국제유가 등 원자재 상품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근래 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주말 G20 재무장관 모임에서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점이 달러화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영향으로 뉴몬트 마이닝 등 금광주가 강세를 나타냈고, 다우 종목이자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와 구리생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 등 금속관련 상품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또 달러약세와 허리케인 아이다(Ida)의 멕시코만 진입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에너지주 전반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이 2.6% 급등하며 79.43달러까지 상승했다.

달러화 약세는 다국적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 종목인 제너럴 일렉트릭(GE)와 캐터필라 등은 달러화 약세가 실적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며 다우 지수 상승을 지지했다.





개별 종목중에서는 전자소매점인 라디오쉑은 애플의 아이폰 3G와 아이폰 3GS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이 재료로 작용해 14%나 급등했다.

또 제약사인 아리아드가 12% 가까이 올랐다. JP모간체이스가 암치료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컴퓨터 서버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즈는 이날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폭이 축소됐다는 평가로 강세로 마감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는 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이 25% 감소한 가운데 1억2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미국 하원이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찬성 220표, 반대 215표로 승인시켰다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애트나 등 의료보험주가 강세로 마감했다. 법안의 `상원`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했다.

건강보험 개혁법안은 의료보험 대상자를 저소득층과 중산층 등 거의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법안은 민영보험사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건강보헙시장에 공공 건강보험사들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 상원의 경우 민주당이 전체 100석중 의결정족수인 60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일부 이탈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 의원 1명이 건강보헙 개혁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민주당 의원중 39명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 다우 지수 구성종목중에서는 식품업체인 크래프트가 유일하게 약세로 마감했다. 영국의 제과업체인 캐드버리에게 지난 9월에 제시했던 동일한 가격(164억달러)으로 인수를 제안했지만 재차 `퇴짜`를 맞은 점이 부담이 됐다.

이날 캐드버리의 로저 카 회장은 크래프트의 제안이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평가 절하하고, 특히 캐드버리를 `조롱하는 제안(derisory offer)`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크래프트는 이같은 반발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지만 당초 인수 제안가격에서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크래프트의 이번 인수제안은 사실상 캐드버리에 대한 `적대적` M&A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리나 로젠펠드 크래프트 회장은 "두회사를 합칠 경우 전략적인 장점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캐리버드 인수자금을 초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