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정민 기자
2007.02.22 07:00:18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분명 21일 뉴욕 주식시장은 1월 소비자물가의 예상 밖 상승에 놀랐다. 캘리포니아의 이상 저온으로 인한 음식 가격 상승은 CPI를 끌어올렸고 16년 최고치로 치솟은 의료비용은 근원 CPI 상승을 야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유가마저 올들어 최초로 종가 기준 6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 경고등을 울렸다.
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지적한대로 최근 경제지표가 경기 및 인플레이션 전망의 개선을 확인시켜 주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확실한 하향 추세에 진입했는지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월가 전문가들도 일단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 사이버 트레이더의 켄 타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숫자가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며 "1월 FOMC 의사록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가장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라이언벡의 제이 서스킨드 이사도 "FOMC 의사록은 주식시장에 진정효과(calming effect)를 가져왔다"며 "다우 지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와 경기둔화를 모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트핏 캐피털 그룹의 찰스 스미스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금리인하 기대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지 모른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동요 자체는 크지 않았다. 나스닥은 상승반전에 성공했고 다우도 낙폭을 줄였다. 별다른 호재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법 하다.
특히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은 매우 눈길을 끈다. 풀 총재는 "최근의 경제지표는 금리인상을 정당화해주지 않는다"며 "미국의 현 금리 수준은 매우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의 전월비 증감은 원래 변동이 심하다며 1월 CPI의 예상 밖 상승의 의미도 평가절하했다. 풀 총재는 올해 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도 갖고 있다.
1월 CPI와 FOMC 의사록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금리인상과 연결짓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 금리인하 기대가 줄었다지만 올들어 발표된 경제지표 호조로 1월 CPI 발표 전에도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사라진 상황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1월 CPI 충격은 일회성 쇼크로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 메릴랜드 대학의 피터 모리치 교수는 "투자자들은 금리상승을 걱정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완만한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주가가 오늘 내린 뒤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