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김계관 전격 베를린 회동

by노컷뉴스 기자
2007.01.17 03:03:13

[노컷뉴스 제공]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자 6자회담 수석 대표와 전격적인 회동을 가져 6자회담 재개에 긍정적 신호를 낳고 있다.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베를린에서 전격 북-미 양자 대화를 가진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베를린에서 만났으며 차기 6자회담이 생산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의 회동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17일(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를 주제로 베를린 아메리칸 아카데미에서 갖기로 돼 있던 연설 참석차 베를린을 방문 중이며 어떤 이유로 김계관 부상이 독일의 베를린까지 방문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힐 차관보가 북한의 유엔 주재 대사관을 통해 김계관 부상에게 베를린으로 오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힐 차관보가 아시아.태평양 안보에 관한 연설을 이유로 베를린을 방문한 것 자체가 김계관 부상과 만나 미국의 북핵 관련 제안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듣고 6자회담 복귀와 핵 포기를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베를린에서 곧바로 19일 서울을 방문해 한국의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송민순 외교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며 다음 달인 20일에는 중국을, 21에는 일본을 순방할 예정이다.



또 김계관 부상이 베를린까지 가 힐과 전격 회동했다는 것은 북한이 지난달 22일 베이징에서 미국으로부터 받은 북핵 관련 제안을 검토한 뒤 답을 주고 미국 측으로부터 추가로 뭔가를 확인하려는 자리로 해석된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BDA)의 금융제재 해제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의도를 더 파악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했던 송민순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지금 우리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내놓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알며 전향적으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대해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게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북한을 설득했다.

송 장관은 또 지난 4일 밤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국의 제안을 보면 김계관 부상이 결정하기에는 벅찬 내용이어서 평양이 검토한 뒤 답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북한 지도부는 그동안 미국의 제안을 검토하고서 김계관 부상을 베를린으로 보내 힐과 회동하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힐 차관보가 19일 한국을 방문해 송 장관 등을 만나고 나면 북한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알 수 있겠지만 6자회담 재개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4일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과 라이스 국무장관이 지난 11일 이라크 전쟁 청문회에서 "조만간 6자회담이 열릴 것이다"라고 한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6자회담이 다음 달에는 열릴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6자회담이 2월 중순인 설을 전후해 재개된다면 북한이 북핵 베이징 공동성명을 이행할지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