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동석 기자
2005.01.16 10:30:30
이달중 임대주택 활성화 대책..다음달 생계형 신불자 구제책 마련
서비스업 개방·육성책 마련..추경여부는 5월이후 판단
[edaily 박동석기자] 정부가 노무현대통령이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올 경제운용 방향에 대한 후속 조치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노대통령은 지지계층의 일부 반발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올 한해에는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혀놓은 터여서 재정경제부를 비롯한 경제부처가 신년회견에서 나온 메시지를 어떻게 구체화시킬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대통령은 서민들에게 당장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양극화 문제 해결을 통한 동반 성장, 지식서비스산업의 육성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임대주택 활성화
이헌재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은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 직후인 지난 14일 7주만에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 연두 회견의 내용이 지난번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운용방향에 나와있으나 일부는 좀 더 다듬어서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다음주부터 관계부처와 마무리해서 하나하나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부총리는 무엇보다 “지난해 건설투자가 전년도의 102조원에 크게 모자란 85조원에 그쳤다”고 전제하고 “올해에는 주택건설, 특히 임대아파트 건설과 임대주택시장을 활성화하는 노력을 상반기부터 하고 하반기에는 종합투자계획을 활기있게 추진해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며 임대주택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따라 후속조치의 첫 작품은 임대주택 활성화 대책의 보완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장기임대용지 청약자격을 보험사나 리츠등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주는 것을 골자로 한 정책을 마련한 데 이어 이달안으로 추가 보완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과 중형임대주택도 종합부동산세 합상대상이나 양도소득세 합상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총리는 “중형임대주택용지 가격을 일부 인하하고 입지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중형임대용지 공급도 확대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언급했다.
◇ 서민고통 ‘포용’
재경부는 또 노대통령이 최우선적으로 지시한 `실효성 있는 서민대책`을 2월말까지 준비할 계획이다.
이부총리는 생계형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과 관련해 “첫째 대상은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자”라며 “이들중 10%정도인 15만명에게 직업훈련이나 지역봉사등 자활노력과 연계해 채무상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경부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신불자가 된 청년 신불자들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면서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생계형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통해 생업을 유지하면서 분할상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러나 원금 탕감에 대해서는 불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빚 탕감으로 인한 생계 안정, 소비 진작등의 효과보다는 도덕적해이로 인한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또 급속한 산업고도화와 유통기술 발전으로 인해 영업 기반을 잃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보다 나은 직종으로의 전업의 기틀을 마련해 줄 방침이다.
서민층 자녀들에 대한 학자금 장기 대출 제도 마련도 계획되어 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는 “새 제도는 학자금만이 아니라 생활비를 포함해 3600만원까지 10~20년 대출이 가능하고 금리도 6~7%수준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개방, 육성
노대통령이 금융이나 회계, 법률등 지식서비스와 교육, 의료등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이 분야에 대한 정책적 대안 마련도 발등의 불이다.
이부총리는 “올해는 불가피하게 서비스업의 개방과 진입 장벽을 낮추는 그리고 서비스업의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정책의 우선 순위를 서비스업 육성에 둘 것임을 재확인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다음달 중 총리 주재의 서비스산업 관계장관회의가 신설되고 문화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재경부는 특히 급속한 고령화등으로 인해 사회서비스업과 사업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이승우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올 상반기안에 영유아 보육이나 교육에 대한 보육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 참여 활성화등 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또 “법률 시장 개방에 대응한 종합적 경쟁력 강화방안과 교육의 국제화와 개방화를 촉진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는 올 상반기안에 실버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플랜을 작성하고 실버산업진흥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소기업·벤처 육성 대책의 보완 여부도 관심사다.
재경부는 지난해 7.7중소기업대책과 연말 벤처활성화 대책외에 추가 대책을 이달안에 만들어 올 상반기중 구체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은 대학 혁신으로”
이부총리는 경제정책 못지 않게 교육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교육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경제도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부총리는 특히 대학교육의 문제점에 주목하고 있다. 청년실업문제의 출발점은 대학졸업생들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의 불일치에서 파생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는 “청년 실업은 여전히 구조적 성격을 보이고 있다”며 “매년 38만명 안팎의 청년 실업자가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 실업의 원인을 “수급의 불일치에서 오는 구조적 성격이 지난해에도 계속 됐다”며 대학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부총리는 “(대졸자들과 기업수요 불일치 문제가)대학교육과 직업교육등 중장기적 정책노력을 통해야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교육인적자원부와의 정책협의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추경 여부는 5월후에 결정
정부는 그러나 이른바 .‘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취업이 어려운 졸업예정 자), 이태백으로 불리는 청년 실업자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단기적으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기획예산처는 올해 청년실업, 사회적 일자리를 위해 1조4000억원이상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46만명에게 장단기 일자리를 제공할 생각이다.
재경부는 그러나 공공부문 일자리 제공이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차관보는 “올해 공공부문 일자리 지원사업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10만명 정도이지만 그마저도 단기일자리가 다수 존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3~4만개 수준밖에 안된다”며 성장을 통한 실질적 일자리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내세운 40만개 일자리는 5%성장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올해 5%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의 주요 카드는 재정조기집행과 종합투자계획.
재경부는 재정조기집행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올해에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조기집행의 결과가 잘 측정이 안된다”며 “조기집행을 5월까지 해놓고 나면 상황이 나타나지 않겠나”라고 말해 5월이후 추경 편성여부를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