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 전에 팔자”…LCC 지분 매각 준비하는 사모펀드
by허지은 기자
2024.08.13 06:00:00
[지각변동 예고한 LCC]②
JKL, 투자 3년만에 티웨이항공 엑시트 완료
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잠재 매물 거론
정상화 속도내는 LCC…시장 관심도 상승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지각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메가 LCC 출범이 예고되면서 중형급 LCC에 자금을 댄 사모펀드들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분주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정난에 빠진 LCC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사모펀드지만, 현재는 여행 수요가 정상화된 만큼 엑시트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 2대 주주였던 JKL파트너스는 지난달을 시작으로 보유 중이던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모두 대명소노그룹에 매각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JKL이 보유 중이던 티웨이항공 14.90%를 1056억원에 인수했고, 이달 대명소노시즌과 소노인터가 남은 11.87%도 842억원에 인수하며 2대 주주에 등극했다.
JKL파트너스는 이번 거래로 약 3년 만에 2배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JKL은 지난 2021년 8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확보했고, 이듬해 217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 투자하며 총 1017억원을 투입했다. JKL은 대명소노그룹에 콜옵션(동반매도청구권) 권리대금 300억원을 포함해 약 2000억원의 엑시트 성과를 냈다. IRR(내부수익률)은 23%로 3년 만에 높은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사모펀드가 지분을 보유 중인 LCC로는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PE) 등이 있다. 인수 시기는 2021~2023년으로 대부분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겪다 사모펀드 품에 안긴 항공사들이다. 통상 사모펀드의 인수 후 재매각 시점이 3~5년이라는 점에서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업계 변화에 앞서 회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선 위주의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가 지난해 신주(1100억원)와 구주(350억원) 등 지분 100%를 총 1450억원에 인수했다. VIG파트너스 인수 직전 3대에 불과하던 이스타항공 운항 항공기는 지난달 기준 13대로 늘었다. 사업 정상화에 속도가 붙은 만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장거리 노선에 강점을 가진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설립한 AP홀딩스를 최대주주로 맞았다. 현재 AP홀딩스가 지분 43.6%를, 2대 주주 JC파트너스가 지분 22%를 쥐고 있다. 최근 국내 LCC 1위 제주항공(089590)이 M&A 인수 의사를 드러낸 가운데 장거리 특화인 에어프레미아는 제주항공과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에어인천의 경우 2022년 소시어스PE가 경영권을 인수해 지분 80.3%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인천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 인화정공과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고, 지난 7일 4700억원에 매각 합의를 체결했다. 최근 현대글로비스가 전략적투자자(SI)로서 이름을 올리면서 지분 매각보다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딜 마무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LCC 매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지분 매각 등을 두고) 사모펀드들도 여러 선택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