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대악마가 본 인간세계…리디 ‘심장을 꿰뚫은 독니’

by김정유 기자
2024.01.27 06:00:00

‘리디 어워드’ 판타지 웹소설 신인상 원작
인간에 빙의한 대악마 벨리알의 이야기
악마보다 더 악랄한 인간들의 모습 그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첫 느낌부터 스산하다. 웹툰의 전개부터 작화까지 모든 부분에서 오싹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선악 개념이 확실한 정통 판타지물과 달리, 누가 선이고 악인지 애매해 더 무서운 느낌이 든다. 리디가 최근 연재를 시작한 웹툰 ‘심장의 꿰뚫은 독니’의 이야기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노블코믹스다.

원작은 2022년부터 리디에서 연재했던 웹소설로 같은 해 ‘리디 어워드’에서 판타지 웹소설 신인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참신하고 탄탄한 스토리가 강점이다. 웹툰은 오묘한 느낌의 원작의 분위기를 끊김없이 잘 살려냈다는 평가다.



설정부터가 특이한데 악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점이 그렇다. 대악마 벨리알이 인간에 빙의해 지상세계에서 자신의 힘을 되찾는 스토리를 그렸다. 선한 주인공을 내세웠던 기존 판타지물과 다르게 대악마를 주인공으로 해 신선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악마로서 도덕성과 감정이 없는 벨리알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계획을 가차 없이 진행시킨다. 대악마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경을 인간의 몸으로 해결해 나간다. 대악마의 힘으로 쉽게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에 반해 이야기가 더 풍부해진다.

악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현실세계의 인간의 선악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한다. 웹툰에는 중세시대 계급을 앞세워 매를 대신 맞을 사람을 고용하거나 질투에 눈이 멀어 상대를 괴롭히는 등 악마보다 더 악랄한 행위를 하는 인간의 교활한 모습이 그려진다. 악마 보다 더 악마같은 인간의 모습, 누가 선이고 악일까.

이런 스토리의 강점을 작화가 더 끌어올려준다. 벨리알이 인간의 모습으로 서서히 지상세계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가장 원초적이면서 효과적이었던 건 바로 외모. 작화는 오싹하지만 매력있는 벨리알의 모습을 잘 묘사했다. 또 가끔 섬뜩한 행동을 보여줄 때의 느낌도 작화가 잘 살려냈다. 특히 스토리 전개도 부드럽게 이어져 독자들의 피로감도 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