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코어' 위협하는 질환, 병명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by이순용 기자
2023.05.27 08:25:0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건강하고 예쁜 몸’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으로 헬스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요 근래에는 ‘코어’의 힘을 기르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 코어란 말 그대로 인체의 중심(core)부인 척추, 골반, 복부를 의미한다. 코어가 튼튼하면 일상 생활이 훨씬 수월해진다. 단순히 걷고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것 뿐만 아니라 업무 지구력이나 일상생활에서의 피로도를 줄이는 측면에서도 코어는 중요하다.

이 코어를 위협하는 것은 보통 척추질환이다.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이 대표적이다.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의 일부가 피막을 찢고 탈출한 상태를 의미한다. 디스크는 외부로부터의 물리적 충격을 완화시켜 주고 딱딱한 뼈끼리 직접 부딪히는 현상을 막아주는데, 이 디스크가 외부의 큰 충격이나,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튀어나오게 되면 염증이 생기고 신경을 눌러 요통, 방사통 등의 통증을 유발한다.

그런데 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코어를 위협하는 것이 허리 디스크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허리디스크만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척추협착증’도 똑같이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그 발병 원인이 다르다. 척추협착증은 척추를 둘러싼 인대와 뼈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면서 나타난다. 척추관 주변 조직이 커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척추신경을 누르며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은 통증이 비슷해 서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이 돌출되어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인데 반해 척추협착증은 뇌에서부터 팔다리까지 이어지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렇다면 척추협착증과 허리디스크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 연세건우병원 조현국 원장(정형외과 척추전문의)은 통증의 양상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 원장은 “허리를 숙였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높고 통증이 줄어들게 된다면 척추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또 허리디스크는 걸어 다니면 통증이 감소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걸을수록 통증이 심해져 짧은 거리도 한 번에 이동하지 못하고 자주 휴식을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 모두 우리 코어를 약화시키는 심각한 질병임에는 틀림 없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지만, 통증과 회복 기간 등의 문제로 수술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수술요법의 발달로 과거와 같은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조현국 원장은 “척추 수술은 최근 양방향 내시경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말한다. 조 원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두 가지 방향에서 척추를 접근하여 디스크 또는 협착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양방향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아주 8mm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두개를 내어 수술을 진행하는데 한 곳은 병변을 확인하는 용도로, 한곳은 치료하는 용도로 사용한다”면서 “이 수술법은 미세절개를 통해 허리 근육을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통증도 훨씬 적고 치료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허리 통증이 주로 고령의 환자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몸에 무리를 덜 주고 빠른 회복을 꾀할 수 있는 수술은 커다란 장점이 된다. 조 원장은 “치료의 제1순위는 빠르게 병원을 찾고 의료진에게 제대로 진단을 받는 것”이라며 “내가 겪는 병이 디스크인지, 척추협착증인지 먼저 파악하고 보존치료가 필요한지 수술이 필요한지 결정하려면 의료진의 도움이 필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