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재벌 3세들로 번진 마약 사태…'봐주기 의혹'도
by조해영 기자
2019.04.06 06:00:00
SK·현대·남양유업 등 재벌가 3세 줄줄이 마약 혐의
정부 운영 아이돌보미가 영아 학대…부모들 충격
"머리 숙여 애도"…경찰·국방부, 제주4·3에 애도 표현
강원·부산·아산 등 전국 곳곳 산불…인명피해도
|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가 4일 오후 체포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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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사건팀] 재벌가 3세들의 마약 혐의 뉴스가 한 주 내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과거 마약 관련 혐의가 있음에도 소환조사 없이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 당국의 이른바 ‘봐주기’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사사건건 이번 주 키워드는 △재벌 3세 △아이돌보미 △제주4·3 △강원산불입니다.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이 날이 갈수록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클럽 ‘버닝썬’ 사건에서 시작된 마약 사태가 이번에는 재벌가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한 주 동안 재벌 3세들이 마약 혐의로 줄줄이 입건됐습니다.
먼저 지난 2일에는 대마를 흡입한 혐의로 체포된 SK그룹 오너가 3세 최모(31)씨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고(故) 최종건 전 SK그룹 회장의 손자인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18차례에 걸쳐 대마초와 액상대마를 사들여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모(29)씨 역시 액상대마를 구매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과거 수사 당국이 재벌 3세의 마약 혐의를 ‘봐주기’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015년 경찰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과 관련해 수사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에 나섰습니다. 당시 황씨와 함께 입건된 대학생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황씨는 지난 4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 서울 금천구에서 발생한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은 해당 부모가 CCTV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4일 해당 부모가 공개한 CCTV 모습. (사진=유튜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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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운영 아이돌봄서비스에서 나온 아이돌보미가 14개월 영아를 학대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아이돌보미 김모(58)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맞벌이 부부가 맡긴 영아가 밥을 먹지 않는다며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부 운영 서비스를 믿었던 부모들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조차 믿지 못하겠다”며 충격에 빠졌습니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돌보미에게 맡긴 아이를 걱정해 집안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여가부는 법령 개정을 통해 아이돌보미가 아동학대로 자격정지를 받았을 경우 즉각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채용 시에도 표준화된 매뉴얼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 지난 3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 제71주년을 맞아 열린 ‘4370+1 봄이 왐수다’ 추념식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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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확한 명칭조차 갖지 못한 ‘제주4·3’에 대해 경찰과 국방부가 71년 만에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제주4·3은 지난 1947년 삼일절 분단을 막기 위한 주민 시위를 군경이 무력 탄압한 사건입니다. 지난 2003년 나온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 1인 3만여 명이 희생됐습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1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방명록을 통해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며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국방부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 지난 4일 오후 7시 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한 식당이 불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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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인명피해까지 내며 번지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기준으로 속초 주민인 50대 남성이 사망하고 40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습니다. 정부는 5일 오전 9시 45분쯤 국가재난사태로 선포했습니다.
한편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고성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고성·속초 외에도 강릉과 동해에서 산불이 발생했고 △부산 해운대·기장 △충남 아산 △경북 포항시 등지에서도 산불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