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초고층 아파트 '분양가 9억'이 성패 가른다

by정병묵 기자
2019.03.13 04:33:00

롯데건설·한양·효성중공업 분양가 고심
9억원 넘으면 중도금 대출 못 받아
대형평수는 1순위 마감 쉽지 않을듯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대대적으로 바뀐다. 과거 집창촌으로 유명했던 청량리역 일대가 최고 65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숲으로 변신할 예정인 가운데 이달 3곳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에 나서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동대문구 청량리역 주변에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3개 단지가 연이어 분양한다. 3개 단지 모두 40층 이상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이달 분양을 목표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들은 모두 서울 동북부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중 층수가 가장 높은 것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다.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 4구역에 들어서는 이 주상복합은 최고 65층으로 전용면적 84~117㎡ 총 4개동으로 구성된다. 전체 1425가구 중 1263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일부 가구에선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65층은 강북권에선 최고의 높이다.

용두동 동구청과시장을 재개발하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최고 59층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4개 동으로 구성된다. 192는 최고 높이 192m를 뜻한다. 총 1152가구 중 1129가구를 일반 분양하며 전용면적은 84~162㎡다. 이 중 전용 124㎡와 162㎡는 펜트하우스로 꾸민다. 서울시 우수디자인 인증을 받은 외벽 입면특화설계, 주상복합의 단점인 이형평면을 개선한 4베이(일부) 및 맞통풍 설계 등이 특징이다.

용두동 청량리3구역의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40층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총 220가구 중 203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면적 150㎡ 4가구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59㎡와 84㎡다. 아파트는 모두 10층 이상에 배치해 조망권과 개방감을 살렸다. 오피스텔(34실)은 거실과 침실을 분리한 1.5룸형 특화평면을 적용했다.

청량리는 최근 교통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라 실수요·투자자 모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분당선 연장선 개통이 개통했고,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 B, C노선이 이곳을 경유한다. 또 지난달 서울시가 양천구 목동역에서 청량리역을 연결하는 강북횡단선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교통 여건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거 여건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청량리와 답십리 일대에 위치한 전농·답십리 재정비촉진지구(재개발 구역)는 지난 몇 년간 새 아파트가 가장 많이 들어선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시작 단계에 있는 이문·휘경 재정비촉진지구가 개발을 완료하면 동대문구 일대는 주거지로 본격 거듭 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분양가다. 총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전용면적 84㎡ 기준 9억원 아래로 책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의경우 아직 분양가 심의가 끝나지 않았지만, 전용 84㎡ 기준 8억원대 중후반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두 단지도 비슷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용 84㎡를 초과하는 대형평수는 총 분양가 9억원을 넘을 수밖에 없어 1순위 마감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말 분양한 서울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높은 분양가 때문에 1순위 청약에 이어 2순위에서도 미달 사태를 빚었다. 최근 부동산시장 경색과 꽉 막힌 대출 규제 때문에 서울지역 유망지역임에도 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 이 단지는 3.3㎡당 분양가 3370만원으로,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무려 9억9000만~12억4000만원에 달해 예비 청약자들에게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 분양 일정은 미정이다. 한양과 효성중공업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분양 결정을 본 뒤 분양가, 분양시기 등을 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롯데캐슬 조합원들의 반발로 분양 심의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자 먼저 모델하우스를 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오는 22일께,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29일 모델하우스 개관을 예정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청량리역 주변의 랜드마크가 될 단지들인 만큼 주목받는 곳들이지만 분양가가 너무 비싸게 책정될 경우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처럼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