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매체, 진보는 언론사 보수는 커뮤니티 게시판 꼽아
by김현아 기자
2019.02.25 00:06:03
연세대 바른ICT연구소, 정치성향에 따른 뉴스 이용현황 및 가짜뉴스 인식조사
진보는 SNS와 커뮤니티, 보수는 동영상 사이트와 종이 신문 더 이용
가짜뉴스(Fake News)에 대한 민감도 진보성향에서 높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국내 네티즌들은 정치성향에 따라 뉴스를 어떻게 평가할까.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소장 김범수)가 전국의 성인 1312명을 대상으로(남성 655명, 여성 657명, 평균 40.98세) 정치성향에 따른 뉴스매체 이용현황 및 미디어 인식을 조사해 보니, 가장 신뢰하는 뉴스매체로 전체 응답자의 51%가 TV를 선택해 가장 높은 신뢰를 보였다.
다음으로 온라인 포털 18%, 신문 지면 9% 순으로 신뢰도가 높았다. TV 신뢰도가 가장 높은 층은 중도성향 이용자였고(53%), 온라인 포털에 대한 신뢰도는 진보성향(24%), 신문지면에 대한 신뢰도는 보수성향(17%)에서 높았다.
편파적이라고 생각하는 뉴스매체는 정치성향별로 크게 달랐다.
전체 응답자 5명 중 1명꼴로(21%) 가장 편파적인 미디어로 언론사 홈페이지를 꼽았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진보성향과 중도성향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매체였다(각각 26%, 21%).
반면, 보수성향 이용자가 가장 편파적인 미디어로 선택한 곳은 커뮤니티 게시판이었고(19%), 그 뒤를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15.4%)와 언론사 홈페이지(14.6%)가 따랐다.
가장 신뢰하기 힘든 매체는 응답자의 63%가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22%),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21%), 페이스북과 같은 SNS(20%)를 꼽았다.
가장 많이 선택한 ‘신뢰할 수 없는’ 미디어는 동영상사이트(진보성향 24%, 보수성향 23%), 커뮤니티(진보성향 19%, 보수성향 22%), SNS(진보성향 18%, 보수성향 19%) 순이었다.
중도성향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신뢰할 수 없는 매체는 커뮤니티(23%), SNS(21%), 동영상사이트(20%) 순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에 대해 들어본 응답자 비중은 중도성향(86.1%)이나 보수성향(88.2%)보다 진보성향(91.6%)에서 더 높고, 가짜뉴스를 실제 본 적 있다는 응답 역시 중도성향(53.0%)이나 보수성향(57.7%)보다 진보성향(71.0%)에서 더 높았다.
가짜뉴스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진보성향 응답자의 94%가 중요하다고(‘매우 중요’ 61%, ‘중요’ 33%) 응답해 중도성향 83%(‘매우 중요 41%, ’중요‘ 42%)나 보수성향 86%(’매우 중요 43%, ‘중요’ 43%)보다 가짜뉴스 문제의 중요성을 더 높게 지각했다.
가짜뉴스의 심각성 역시 진보성향 응답자의 95%(‘매우 심각’ 56%; ‘심각’ 39%)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도성향은 85%(‘매우 심각’ 42%; ‘심각’ 43%), 보수성향은 86%(‘매우 심각’ 38%; ‘심각’ 48%)가 심각하다는 응답에 비해 높다.
하지만 언론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팩트체크 서비스가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아는 응답자는 전체의 18.3%(240명)에 불과했다.
진보성향에서만 절반 이상(51.7%)이 이용해봤을 뿐, 중도성향 및 보수성향 응답자들은 이용해본 사람보다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다.
팩트체크 서비스 이용경험자들의 정치성향은 진보성향이 45%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중도성향 36% 그리고 보수성향은 19%로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루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전체 이용경험자 중 10% 정도밖에 안 되며, 절반 정도는 호기심에 한두 번 이용해봤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67.8%가 향후 팩트체크 서비스를 이용해볼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진보성향 75.5%, 보수성향 65.4%, 중도성향 62.2%), 이 서비스가 가짜뉴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진보성향 76.1%, 중도성향 70.0%, 보수성향 69.1%).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 1위인 포털 사이트였ㄷ. 2위인 TV 이용률은 진보성향 응답자들에서 다소 낮았다.
진보성향의 응답자들(SNS 11.0%, 커뮤니티 10.8%)은 중도(SNS 8.2%, 커뮤니티 8.4%) 및 보수성향의 응답자들(SNS 8.7%, 커뮤니티 7.6%)보다 상대적으로페이스북 등의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뉴스를 더 많이 이용했다.
반대로 보수성향의 응답자들(동영상사이트 8.3%, 신문지면 8.4%)은 중도성향(동영상사이트 7.5%, 신문지면 6.5%) 및 진보성향의 응답자들(동영상사이트 7.2%, 신문지면 4.1%)보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사이트와 신문지면을 통해 뉴스를 더 많이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사이트와 TV를 제외하고 보면, 진보성향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수성향은 동영상사이트와 종이신문을 더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정치 성향은 전체 응답자의 44%가 중도성향, 38%가 진보성향, 19%가 보수성향이라고 스스로를 밝혔다.
모든 연령대에서 중도성향이 가장 많았고, 20대에서만 진보성향의 비중이 43%로 가장 높았다. 보수성향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60대 이상으로 37%로 나타났다.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의 김범수 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뉴스매체 유형과 매체에 대한 태도와 평가가 다르다는 점이 밝혀졌다”라며 “특히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으로 뉴스를 접하는 소비형태가 대중화된 만큼, 가짜뉴스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가짜뉴스의 심각성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팩트체크 서비스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진보성향의 이용자였으나,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하다는 대중적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