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엘리베이터'서 '실버서비스'까지…'틀' 바꾸는 보안 후발업체들

by김정유 기자
2017.09.11 05:00:00

에스원-ADT캡스 점유율 80% 시장서 후발업체들 생존전략
NSOK, 실버세대 전용 서비스 등 '틈새 상품' 발굴해 존재감 부각
KT텔레캅, KT와 '보안' 아닌 '케어' 서비스로 사업영역 확대 방침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에스원(012750)과 ADT캡스가 장악한 국내 물리보안시장에 최근 NSOK와 KT텔레캅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선두업체들의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만큼 후발업체들은 ‘틈새 서비스’로 시장을 잠식해 간다는 전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SOK는 이달 초부터 경기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안심 엘리베이터’ 서비스 시범 운용에 들어갔다. 이 회사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안심 엘리베이터 서비스는 사물의 다양한 움직임을 분석할 수 있는 ‘지능형 영상분석 CCTV’가 엘리베이터에 장착된 형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만큼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보안상품이다. 자체 관제 센터와 아파트 경비실을 연동해 24시간 감시시스템을 갖췄다.

NSOK 관계자는 “아직 시범 서비스 중이고 사람의 몸 동작 분석 관련 오류율을 낮추기 위해 지속 체크하는 상황”이라며 “오류율을 낮추는 시스템 고도화 작업이 끝나면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SK(034730)텔링크 자회사로 편입된 NSOK는 올해 사업 방향을 ‘홈(Home) 보안 서비스’로 잡고 기존에 다른 업체들이 손대지 않았던 특화된 영역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노인계층에 특화한 ‘실버 서비스’도 NSOK의 차별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부터 녹십자(006280)헬스케어와 손잡고 실버 세대를 위한 ‘라이프케어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홈 보안 서비스와 실버세대 대상 헬스케어서비스를 접목한 것으로 최근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움직임을 홈 보안 서비스가 분석, 병원 안내와 검진 예약을 해주고 전문가 건강 상담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KT텔레캅 역시 모회사 KT와 연계해 고객의 일상생활 전반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사물인터넷(IoT) 가전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기존 보안 영역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KT텔레캅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기존 보안서비스 틀과 전혀 다른 서비스를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물리보안시장은 에스원이 점유율 48%로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2위는 ADT캡스로 점유율은 30% 수준이다. 이들 업체 점유율만 80%에 달한다. 3,4위인 KT텔레캅과 NSOK의 점유율을 합쳐도 20%가 채 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투톱’이 국내 물리보안시장을 장악하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힘든 상황”이라며 “후발주자의 경우 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후발주자들의 최근 실적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SOK와 KT텔레캅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712억원, 313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6.5%, 4.4% 늘었다. 올해는 NSOK 행보가 활발하다. SK텔링크 자회사로 편입된 후 올 상반기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틈새 서비스를 개발, 시장에 지속 내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텔레캅도 보안 사업만 추진하면 선두업체들을 이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최근 보안을 포함한 ‘케어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키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ADT캡스가 매물로 나오고 SK그룹이 인수 대상자로 물망에 오르는 등 향후 보안시장 판도가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후발주자 입장에선 ‘선두업체들과 전혀 다른 것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각사 색채를 만들어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KT텔레캅의 주요 보안 상품 단말기. (사진=KT텔레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