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로 가는 원조 '미생' 대우인터, 원성 들어보니?

by성문재 기자
2014.12.26 03:00:00

교통비 월 30만원에 '200만원+월봉50%' 자사주
"보상 충분치 않아..향후 인력 이탈 우려 고조"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내년 초 인천 송도로 본사 이전을 앞둔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의 불만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25일 대우인터내셔널(047050)에 따르면 현재 서울역 앞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에 근무 중인 본사 직원 800여명은 내달 26일부터 신사옥인 송도 동북아무역센터(NEATT)로 출근한다. 지난 2008년 연세빌딩에 자리를 잡은 지 7년 만에 송도 동북아무역타워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상사 업무의 특성상 외부 거래처와 소통하기 쉬운 시내 요지의 사옥이 편리하다. 그런데도 이전 이유나 관련 정보 등에 관해 설명이 충분치 않았을 뿐 아니라 이에 따라 감수해야 하는 불편 등에 대한 보완책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측은 직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보상책을 제시했지만 직원은 대책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옥 이전 이후 인력 유출과 신입사원 채용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람이 유일한 자산’이라는 종합상사에서는 커다란 리스크인 셈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그동안 노사협의회를 통해 직원 지원 방안을 검토해왔다. 우선 직접적으로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전적인 보상안으로 월 30만원의 교통비와 ‘200만원+월봉50%’에 상당하는 자사주 지급안을 확정했고, 직원들의 거주지를 조사해 26개 노선의 통근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근무시간 중에는 송도와 서울사무소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이전하는 송도 사옥 인근 글로벌대학 기숙사 200실을 확보해 독신사원 중 희망자에게 배정하는 보완책도 마련했다. 내년 하반기 중 송도내 사원조합아파트 분양을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이번 사옥 이전과 관련해 직원 복지를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무실 공간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사옥 내 국내 최고 수준의 직원식당과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직원 사이에서는 회사가 갑자기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는 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숨 소리’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회사가 월 30만원의 교통비를 지급한다지만 자체 운영하는 통근버스 이용요금만 편도 1회 5000원이다. 교통비 지급은 이전 후 2년간만 적용되며 이후에는 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지급할 예정인 ‘200만원+월봉 50%’ 상당의 자사주는 당장 직원들이 손에 쥘 수 없는 ‘그림의 떡’이다. 규정상 직원들은 1년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자사주를 의무 예탁 후 처분할 수 있다. 송도 이전 후 최소 1년은 근무해야 받을 수 있는 보상이다.

회사 측은 “이번에 지급하는 자사주는 송도 이전에 대한 보상금 성격일 뿐만 아니라 미얀마 가스전 사업 성과에 따른 보너스 차원의 지급”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거처를 옮기거나 마련하기 어려운 저직급 독신사원들을 위해 준비한 대학 기숙사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입주 시 매달 45만원의 비용을 내야한다. ‘인근 월세방을 구하는 것이 낫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원조합아파트는 지난 23일에야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