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키워드] SK, 기술중심 수출기업으로 완벽변신

by김현아 기자
2014.02.25 07:15:51

하이닉스가 효자..에너지, 화학도 중국서 대박조짐
신개념 R&D로 새로운 도약 준비..최 회장 오랜 부재 어려움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름’과 ‘통신’이란 내수기업 이미지였던 SK(003600)그룹이 수출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 수출(76조 7322억 원)이 내수(71조 1732억 원)를 초과하면서 수출기업 반열에 오른 데 이어, 청마의 해인 올해에는 기술 리더십을 기초로 명실상부한 수출기업으로 자리 잡는다는 목표다.

SK는 집단지도체제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글로벌 성장위원회에서 계열사 수출업무를 챙긴다. 최태원 회장이 언급한 “不進不生(부진불생,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이란 화두는 정보통신기술(ICT) 리더십 확보와 무관하지 않아,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을 만들고 삼성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인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최태원 회장의 오랜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회삿돈 횡령 혐의로 1년 넘게 구속 수감되면서, 장기적으로 추진했던 글로벌사업들이 정체 상태이거나 속도감을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7년 논의 끝에 완성된 ‘우한 프로젝트’가 지난 1월부터 가동을 시작, SK의 중국 석유화학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 우한공장 사진
SK는 최 회장의 결단으로 하이닉스를 2012년 인수한 뒤 매년 수 조원 대를 투자, 기술주도형 반도체 생산기지로 변모시켰다. 또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업체인 미국 LAMD를 인수, 공정 미세화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16나노 낸드플래시 양산, 6Gb LPDDR3 개발, 고용량 8Gb LPDDR3, 20나노급 4Gb 그래픽 DDR3 등은 SK가 인수한 뒤 나온 ‘세계 최초’ 작품들이다. 올해도 노후설비 교체 투자가 진행 중이다.

에너지, 화학 사업도 대박 조짐이다. 특히 중국에서의 선전이 눈에 띈다. ‘우한 프로젝트’가 1월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중국 닝보(寧波)화공과 저장성(浙江省)에 건설중인 EPMD(고기능성 합성고무) 공장도 올해 결실을 맺는다. SK E&S가 2008년 3600억 원을 투자(지분 16.6%)한 중국 도시가스 업체 CGH(China Gas Holdings)도 급성장해 중국 도시가스업체들 가운데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SK는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원재료를 만드는 기술(그린폴)과 석탄을 활용, 청정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그린콜)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산화탄소 폴리머 사진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기업가치 3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SK의 구상은 연구개발(R&D)을 통한 신기술 확보에 있다. 최 회장은 사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신개념 R&D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1년 SK에너지가 개발한 다량의 염분이 함유된 원유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유수분리(油水分離) 기술은 차세대 에너지 수출을 이끌 원동력이다. 고염분이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 원유를 대량 도입해운송비를 줄이고 정제 마진을 높일 수있는 기회가 생겨 경쟁력이 높아졌다.

또한 △무공해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그린 도시(u-Eco City) 등 녹색기술 7대 과제를 정해 노력 중이다. 이산화탄소 자원화와 무공해 석탄에너지, 그린카는 성과가 나오고 있으며,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도 해외업체와의 제휴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만우 PR팀장(부사장)은 “M&A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신성장동력원을 확보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가치와 국부를 키울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