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지나 기자
2013.09.03 07:00:00
우리스팩2호 이어 키움스팩2호 9월 중 설립 예정
합병상장 성공률 절반가량..스팩시장 안정화 돌입
"성장성 높은 피합병기업 선정에 투자 성과 드러나"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스팩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합병스팩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증권사들이 잇따라 2호 스팩을 검토하고 있다.
2일 우리투자증권은 시장 최초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2호 스팩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우리스팩2호의 발기인은 ACPC(95.2%)와 우리투자증권(4.8%)으로 자본금은 20억원이다. 공모주식수는 650만주, 공모예정가는 2000원으로 공모자금은 130억원에 이른다.
스팩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다. 시장의 외면을 받고 상장 문턱에서 발길을 돌리기도 했고, 심지어 피합병대상 기업을 찾은 스팩마저도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LIG마스터스팩, 골든브릿지제1호스팩, 한양BHE스팩, NH제1호스팩 등이 상장계획을 철회했고 대신그로쓰스팩, 하나그린스팩은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좌절됐다.
우리스팩1호도 지난 2010년 4월 350억원 규모를 공모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지만 피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결국 청산절차를 밟았다. 피합병기업의 자산총계나 합병가액이 스팩 공모금의 80%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합병대상자를 찾기 어려웠던 점이 걸림돌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도입 초기 단계다보니 투자자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스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며 “주주들을 만족시킬만한 피합병기업을 찾는 것도 어려웠지만 스팩합병상장사 주가도 부진하면서 스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스팩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자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본환원율 기준을 없애 합병가치 산정을 자율화했고, 반대 주주에게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의 기준가를 현 주가가 아닌 순자산가치로 높였다. 주가가 하락해도 투자자에게 최소한 공모가 수준을 보장한 셈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스팩 3개는 모두 상장폐지됐지만 코스닥시장에 상장돼있던 19개 스팩 중 6개 스팩이 합병에 성공했다. 그리고 3곳은 합병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미국 스팩 시장의 합병 상장 성공률은 56%에 불과했다”며 “국내 1호 스팩도 절반 정도는 성공했기 때문에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