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3.08.26 07:20:00
실적 악화에 亞금융위기 여파..PBR 1배 미만 속출
당분간 반등 쉽지 않아..저점매수 접근 유효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증권주가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증권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등을 돌린 투자자들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망 역시 부정적 일색이다.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내 증권업종 지수는 16%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 남짓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내림세다. 거듭된 하락 탓에 개별 증권주의 주가도 민망한 수준이다. SK증권(001510)의 경우 800원을 가까스로 넘는다. 액면가가 500원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모 그룹의 명성과 코스피 상장종목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SK증권은 올 들어 32% 가까이 급락했다.
SK증권과 같은 중소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대형 증권사의 주가 흐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빅3’ 증권사로 분류되는 KDB대우증권(006800)과 삼성증권(016360)이 각각 20%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며, 우리투자증권(005940)은 그나마 8%가량 떨어져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는 실정이다. 우리투자증권은 KB금융지주로의 매각 기대감이 반영된 탓에 그나마 덜 떨어졌다.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종목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PBR이 1 이상인 종목은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높고 1 미만인 종목은 자산가치보다 주가 수준이 낮다는 뜻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삼성증권이나 키움증권(039490)이 가까스로 PBR 1배를 웃도는 것을 제외하면 대다수 증권사가 1배를 밑돈다. 대신증권(003540)이나 KTB투자증권(030210)의 경우 0.3~0.4배에 그치고 있다. 장부가의 3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바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게 더 큰 문제다.
증권업을 둘러싼 환경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악화되고 있다. 주식거래대금은 올 초 반짝 회복세를 보이다 6월 이후 다시 위축되면서 5조~6조원대에 머물고 있으며, 거래회전율 역시 정체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여전하다.
이러다 보니 증권사들의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2012회계연도 국내 전체 증권사 순이익은 1조원을 밑돌며 최근 8년 새 가장 적었다. 전년 대비 순익 감소폭은 46.5%로 2011년의 26.3%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얼마 전 대다수 증권사가 내놓은 2013회계연도 1분기 실적 역시 민망했다. 직전분기보다 70% 가량 이익이 줄었고, 3곳중 1곳은 적자를 봤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과 아시아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발발에 대한 우려마저 증권주를 더욱 움츠리게 했다.
전배승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수익성 방어에 치중하고 있고, 정책당국은 규제 완화 등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단기간 내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다”며 “현 주가수준에서는 장기 저점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