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하 아파트 전셋집, 서울 강남에도 많아요

by김동욱 기자
2013.08.19 07:01:16

대부분 재건축 단지 물량…신혼부부 및 젊은층 수요 많아
남양주·시흥·김포 등 경기권도 중소형 아파트 많아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서울에서 1억원 이하짜리 전세 아파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수도권 외곽으로 눈을 돌려보면 전셋값이 비교적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전셋값이 초강세다. 최근 몇년 새 전셋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1억원 미만의 아파트 전셋집은 씨가 말라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1억원 미만의 전세 아파트는 4만3000여가구로 5년 전에 비해 67%나 줄었다.

전셋값 부담을 덜 방법은 없을까. 서울을 벗어나 경기·인천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가격도 1억원 이하 아파트 전셋집이 꽤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노원·도봉·강남구 등지에 1억원 이하의 전세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다.본지와 부동산114가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양주시에 1억원 미만의 전세 아파트가 무려 3만3495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평택(2만8527가구)·양주(2만7097가구)·시흥(2만2886가구)·부천시(2만4217가구) 순이었다. 이들 지역의 경우 공공 택지개발지구가 많아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다. 또 1억원 이하에 전세로 얻을 수 있는 중형아파트도 적지 않다.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2006년 입주한 금호어울림 아파트 전셋값(전용면적 84㎡ 기준)은 1억원 수준이다. 인근 신금호공인 관계자는 “담보 대출이 아예 없는 전용 80㎡형도 전셋값이 1억원을 밑돌아 서울 중랑·노원구 등지에 사는 세입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양주시 삼숭동에 들어선 양주자이 7단지 84㎡도 전세시세가 9000만~1억1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융자가 전혀 없는 전세 물건도 1억원에 나와 있다.

경의선 공덕~디지털미디어시티(DMC)구간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파주신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파주시 아동동 팜스프링 아파트는 융자 없는 60㎡형 전세가 9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 84㎡형 전셋값 역시 평균 9500만원 선으로 60㎡형과 큰 차이가 없다. 파주 조리읍에 있는 한라비발디의 경우 135㎡짜리 대형 아파트가 1억원에 전세로 나와 있다.



김포 한강로 개통으로 교통 여건이 많이 개선된 김포지역 역시 발품을 팔면 싼값에 전세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 김포시 풍무동 장릉마을삼성 137㎡형 전셋값은 평균 1억원 초반이다. 올해 입주한 김포 한강상록아너스빌 112㎡도 1억원 선에서 전세 계약할 수 있다. 인천에서는 아직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영종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이 싼 편이다. 지난해 입주한 영종우미린·힐스테이트 110㎡의 경우 전셋값이 평균 9500만~1억원 선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의 전셋값 상승으로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도심으로의 접근성”이라며 “특히 서울에 직장을 둔 사람들은 출퇴근을 고려해야하는 만큼 교통망이 확충된 전셋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1억원 이하짜리 아파트 전셋집은 주로 지은 지 20년 넘은 노후 단지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주로 10~20평대의 소형아파트로, 서울에서 1억원 이하로 중형아파트를 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1억원 미만 전세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1만1648가구)다. 낡은 소형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어서다. 이어 강남(7033가구)·도봉구(5216가구) 순이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4단지의 경우 42㎡형 전셋값이 평균 8500만원 선이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자금여력이 부족하면서도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려는 신혼부부나 젊은층이 주요 전세 수요자”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 재건축 단지는 전셋값이 상당히 싸지만 집이 너무 낡은 만큼 생활하는 데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