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일문 기자
2012.05.04 12:00:00
"저점 판단은 좀 더 두고봐야"
"기대인플레 여전히 높아"
[마닐라=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경기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경제지표로는 섣불리 경기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 총재는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경기지표는 지금 믹스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며 "좋아지고 있다거나 나빠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현재 한국 경제는 저점이냐 아니냐를 말하는 게 주저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4분기가 터닝 포인트였는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3.6% 성장했고 올해 전망은 3.5%"라며 "사실 0.1%포인트는 그리 크지 않고, 내수 기여도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3.6% 중 내수가 1.2%포인트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내수가 2.1%포인트"라며 "예상대로 성장 중 2.1%포인트가 내수라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상당히 좋은 것" 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이제는 성장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라가는 추세에 있느냐, 저점을 찍었느냐가 중요하다"며 "성장추세에 있느냐를 봐야하는데 현재 아웃풋 갭(잠재성장률과 실제 성장률의 격차)은 소폭 플러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외 경제상황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8.1%라고 하면 나쁘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의견도 만만치 않아 여전히 가변적"이라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김 총재는 또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연말이면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같아질 것"이라며 "국민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으면 물가 안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ASEAN+3 회의에서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기금을 기존 12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 증액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분담금을 어떻게 출자할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분담금 규모가 384억달러 인데 전부 다 외환보유액에서 부담할지는 논의를 더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