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1.11.22 06:21:35
유로존 국채불안도 `여전`..지표호전 힘 못써
S&P500지수 한달반래 최저..전업종 약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새로운 한 주를 큰 폭 하락으로 출발했다. 의회 슈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 합의 실패에 대한 우려감과 유로존 불안에 투자심리가 크게 냉각됐다.
2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48.85포인트, 2.11% 하락한 1만1547.3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2.67포인트, 1.86% 낮은 1192.98을, 나스닥지수도 49.36포인트, 1.92% 떨어진 2523.14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지난달 20일 이후 한 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S&P500지수 역시 지난 10월7일 이후 한달 보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3일 슈퍼위원회가 최종 합의안을 내놓기 전 의회예산국(CBO)이 양측의 협상 합의안을 분석하기 위한 최종 시한인 21일 협상 불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실제 이날 공화당내 2인자를 꼽히는 존 카일 상원 원내총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의 젭 헨서링 의원과 민주당의 패티 머레이 의원 등 슈퍼위원회 공동위원장들이 이날밤쯤 합의가 실패했다는 공식 발표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에서는 프랑스가 무디스로부터 국가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받은데다 스페인은 7년만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긴축 이행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한 상태로 국채금리가 계속 뛰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가 예상밖으로 7개월만에 반등하는 호조세를 보였지만, 별다른 힘이 되진 못했다.
장 마감후 실적 발표 우려에 캐터필러와 휴렛-패커드가 각각 2.99%, 4.04% 하락했고 아마존닷컴은 4%나 미끄러졌다. 리서치인모션(RIM)은 크레디트스위스의 목표주가 하향에 4.56% 추락했다.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JP모간체이스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지만 오히려 1% 하락했고, 타겟은 투자의견 강등에 0.87% 하락했다. 반면 타이슨푸드는 예상보다 부진한 이익에도 0.05% 반등했다.
금융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AIG그룹이 3.98% 하락했고 씨티그룹이 4.87%, 모간스탠리가 4.29% 각각 내려갔다.
◇ 록하트 "美 4분기 성장률 3% 넘을수도"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경제가 리세션(경기 침체국면)에 빠질 확률이 30%에도 못미칠 것이라며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3%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낙관했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의 강연에서 "현재 미국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그 회복속도는 아주 완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4분기 성장률은 3%에 거의 근접할 것으로 보이며 아마 이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며 "달러 경쟁력이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고 소비가 회복되고 있어 또다른 충격만 없다면 미국경제는 리세션에 빠지진 않을 것이며 리세션으로 갈 확률도 30%에 못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처럼 미국경제가 급격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지속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종전에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약속한 오는 2013년 중반 이전에 금리정책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한동안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다가 이후 인플레 압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美 기존주택 판매, 7개월만에 반등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가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이며 최근 7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날 전미중개인협회(NAR)는 미국의 10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1.4% 증가한 497만건(연율 환산)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480만채를 크게 웃돌았다. 증가율도 시장 예상치였던 마이너스(-)2.2%보다 훨씬 높았다.
또 주택 재고는 전월대비 2.2% 줄어 333만채를 기록했다. 재고량은 8개월치 수준이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은 아직도 억눌린 상황이지만 서서히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경제가 리세션으로 가지 않을 것이고 고용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 "美의회, 오늘밤 적자감축 합의불발 발표"
10년간 총 1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 감축안을 마련해야하는 미국 의회 슈퍼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밤 합의 실패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화당 고위층에서 제기됐다.
이날 공화당내 2인자를 꼽히는 존 카일 상원 원내총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의 젭 헨서링 의원과 민주당의 패티 머레이 의원 등 슈퍼위원회 공동위원장들이 이날밤쯤 합의가 실패했다는 공식 발표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카일 원내총무는 "우리는 소득세율을 낮췄지만 일부 세금감면을 종료하면서 세수를 2500억달러 늘리는 것을 포함한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며 "우리가 세금을 더 늘리지 않는다면 (정부지출을) 단 한 푼도 깎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슈퍼위원회 멤버인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카일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지난 8월에도 채무한도 증액 때 새로운 세금을 늘리지 않고 9170억달러에 이르는 정부지출 삭감에 동의했었다"며 "오히려 공화당 안은 대공황 이후 최대 규모의 세금 감면을 담고 있다"고 비난했다.
◇ `동유럽도 불안`..헝가리, IMF·EU에 지원요청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똥이 동유럽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헝가리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 금융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IMF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헝가리가 IMF와 EU 집행위원회에 금융지원을 요청해왔다"고 발표했다. IMF는 "헝가리 정부는 위기에 대비한 예방적 차원에서 IMF와 EU로부터 금융지원을 받고자 하고 있다"며 "현재 부다페스트에 있던 IMF 실사팀이 미국으로 복귀하고 있고, 이후 곧바로 요청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머르토니 야노쉬 헝가리 외무장관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IMF의 신축적 신용공여(FLC)"라고 언급했었다. 신축적 신용공여는 건전한 펀더멘털을 가진 국가에게 제공하는 선제적 지원조치로, 결국 헝가리 정부는 만약 있을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원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재 헝가리 정부는 국내총생산(GDP)대비 82%에 이르는 국가채무를 가지고 있고, 주로 스위스 프랑화에 연동된 모기지대출이 프랑화 강세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부터 자국 통화인 포린트는 유로화대비 사상 최저치를 연일 기록하고 있고, 국채금리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