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유가·금리에 발목..다우 0.27%↓

by지영한 기자
2009.06.11 05:25:58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금리상승 우려감
국제유가 상승에 소비위축 경계감도 고개들어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1달러선까지 치솟은 점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24.04포인트(0.27%) 하락한 8739.0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05포인트(0.38%) 떨어진 1853.08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3.28포인트(0.35%) 하락한 939.15를 각각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1달러선에 올라서면서 에너지주를 떠받쳤지만, 시장 전반적으론 오히려 기름값 급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감이 더 컸다.

여기에다 금리상승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모기지 금리가 연동된 미국채 수익률이 인플레 우려로 속등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에는 부담을 주고 있다.
 
다만, 오후들어 주요 지수들이 1% 안팎으로 낙폭을 키우자 저가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돼 뉴욕증시는 장막판 하락폭을 줄인채 거래를 마감했다.  



은행주들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구제자금 조기상환을 승인받은 10개 대형 은행중 뱅크원이 강보합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9개 은행은 약세권에 머물렀다.

구제자금 조기상환 대상이 아닌 씨티그룹은 2% 상승했다. 58억달러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을 확충한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했다.

통상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주식가치 희석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주가에는 악재다. 그러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유형보통주자본(TCE) 비율을 제고할 수 있다. 결국 주가희석 우려보다는 자본충실화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한 셈이다.



국제유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1달러선에 올라섰다. 이 영향으로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엑손모빌과 쉐브론 등 지수관련 대형 에너지주와 코노코필립스 등 에너지 종목들이 약세장속에서도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국제유가가 단기급등한 부담에다 미 달러화가 오름세를 보이자 에너지 관련주는 오후들어 상승폭을 줄였다. 최근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며 원유에 대한 헤지성 매수세를 촉발했었다.

금속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데 힘입어 원자재 상품주는 강세를 보였다. 다우 지수 종목이자 미 최대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가 2% 이상 올랐고, 구리생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도 강세를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 급등은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감으로 작용했다. 우선 항공주들이 유류비용 증가 및 여행객 감소 우려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메리칸항공의 모회사인 AMR이 3% 떨어졌고 델타항공도 4% 넘게 하락했다.

또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신청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으로 주택건설업체들은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다. 호브내니언과 비저홈즈는 2~3% 안팎 하락했다.

다만, 다우 지수 구성종목이자 세계 최대 건축자재소매점인 홈디포는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회사측이 개장전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가 됐다. 주가는 장중 3%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시장 전반의 약세 분위기로 상승폭을 줄였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이 감소했지만 수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무역적자가 늘어났다. 미국 안팎의 제품수요가 여전히 좋지 않음을 보여줬다.

미 상무부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의 4월 무역적자가 전월비 2.2% 증가한 29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276억달러로 발표됐던 전월 무역적자는 285억3000만달러로 수정됐다.

4월 수입은 1.4% 감소한 1503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9개월 연속 감소하며 2004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줄었다. 이는 미국의 소비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4월 수출은 2.3% 감소한 1211억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 중순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이다. 수출은 최근 9개월중 8개월간 감소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의 수요도 여전히 부진한 상태임을 나타낸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모기지 신청 인덱스`가 지난주(5일 마감기준) 611을 기록, 전주에 비해 7.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피크였던 지난 4월초(1250.6)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이후 4개월래 가장 낮은 수치이다.

전체 모기지 신청중 주택구입을 위한 신청건수는 1.1% 소폭 늘었지만 대출조건을 바꾸기 위한 차환(리파이낸싱) 신청은 11.8% 감소했다. 이중 리파이낸싱의 경우엔 지난주 전체 모기지 신청중 59%를 차지했다. 리파이낸싱의 비중은 지난 4월 80%에 육박했지만 최근 모기지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급감했다.

지난주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전주보다 0.32%포인트 급등한 5.5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사상 최저였던 4.61%에 비해 거의 1%포인트 가량 치솟은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