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안 기본 합의` 뉴욕 급등..다우 196p↑

by김기성 기자
2008.09.26 05:49:52

美의회, 구제금융 기본 합의안 도출..투자가 안도
부시-양당 대선후보 회의 뒤 합의안 발표될 듯
구제금융 최대 수혜주 금융주 대부분 상승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급등세로 마감했다.

미국 상원과 하원이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에 대해 기본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소식이 투자가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준 결과다.

최종 합의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등 양당 대선후보의 긴급 회의가 끝나고 발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제금융의 최대 수혜주인 금융주 대부분이 반등하면서 주요 지수의 랠리를 이끌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순이익 예상치 하향 조정과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를 비롯해 내구재 주문, 신규주택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의 잇따른 부진이라는 악재가 나왔지만 구제금융법안 합의 임박 소식에 묻혀버렸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022.06으로 전일대비 196.89포인트(1.82%)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89포인트(1.43%) 오른 2186.57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09.18로 23.31포인트(1.97%) 급등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미국 의회가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의 기본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이를 계기로 금융위기가 진정되면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 결과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29달러(2.2%) 오른 108.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美 의회, 구제금융법 기본 합의안 도출..금융주 동반 상승

미국 상원과 하원이 정부의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에 대해 기본 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 합의안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요구안이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합의안은 우선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분할해 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금융권에 만연한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25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1000억달러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나머지 3500억달러는 구제금융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의회가 투표를 통해 집행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의회의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황금낙하산` 금지 등 구제대상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을 제한하도록 했으며, 정부가 구제대상 금융회사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주식매입권(워런티)을 보장받도록 했다. 구제대상에는 어려운 처지에 몰린 주택소유자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상원 금융위원장인 크리스토퍼 도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상하원 긴급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의회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감시를 비롯해 구제대상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제한, (빚을 갚지 못해 곤경에 처한) 주택소유자 구제를 포함한 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택차압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파산법원에게 모기지 계약 조항의 변경 권한을 부여하느냐는 조항은 마지막 쟁점으로 남아있다.

하원 금융위원장인 바니 프랭크 민주당 의원은 "법원의 모기지 계약 조항 변경 허용안이 최대의 논쟁거리다"며 "우리는 매우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원과 하원의 구제금융법 기본합의안 도출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 등 양당 대선 후보의 긴급 회의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들의 회의가 끝나면 초대형 구제금융법안 합의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혜주` 금융주 대부분 상승..GE 나이키도 올라

구제금융의 최대 수혜주인 금융주 대부분은 반등했다.

씨티그룹(C)은 2.4% 올랐고, 골드만삭스(GS)는 1.9% 전진했다. 모간스탠리(MS)와 뱅크오브아메리카(BAC)는 각각 9.3%와 3.9%씩 상승했다.

그러나 워싱턴뮤추얼(WM)은 매각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25% 폭락했다.

의료서비스부터 금융까지 광범위한 사업 영역을 갖고 있는 `거대 공룡`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순이익 예상치 하향 조정 등의 여파로 하락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지수가 급등한데다 배당금을 유지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4% 상승세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NKE)는 `베이징 올림픽 효과`로 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9.7% 급등했다.

◇`주택 회복 멀었다`..美 8월 신규주택판매 11.5% 급감 `17년 최저`

미국의 신규주택판매가 급감하면서 17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침체의 출발점인 주택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려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8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대비 11.5% 급감한 연율 46만채(계절조정)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1년1월 이후 최저치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연율 50만5000채도 크게 밑돌았다. 전년동월대비로는 34.5%나 급감했다.

◇美 주간 고용 악화..`허리케인 여파`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허리케인 피해 여파로 7년래 최다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20일 마감 기준)가 전주대비 3만2000명 늘어난 49만3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1년 9월 이후 최다치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5만명을 비교적 크게 웃돈 수준이다.

허리케인 `구스타브`와 `아이크`가 각각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실업수당청구건수 증가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46만2500명으로 1만6000명 늘어나 지난 2001년11월 이후 근 7년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美 8월 내구재주문 4.5%↓..`7개월 최대 감소`

미국의 8월 내구재 주문이 전반적인 산업의 수요 감소로 인해 7개월래 가장 큰 폭인 4.5% 줄어들었다.

이같은 감소율은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2.0%에 크게 넘어선 것으로 지난 1월 이후 7개월래 최고치다. 특히 운송장비 주문이 8.9% 급감했다.운송장비를 제외한 8월 내구재 주문은 3.0% 줄어들어 19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