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틀째 상승..유가↓+빅2 `호재`

by전설리 기자
2008.07.24 06:01:06

유가 이틀째 급락..125弗 하회
빅2 모기지 구제안 발효 `초읽기`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가 이틀째 급락, 125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항공주가 큰 폭의 랠리를 펼쳤다.
 
미국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안에 대해 상·하원이 합의한데 이어 백악관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안을 포함한 의회의 주택시장 지원법(housing bill)을 반대하던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구제안 발효는 사실상 의회의 승인 절차만 남는 등 초읽기에 들어갔다.
 
맥도날드, 화이자, AT&T 등 개장 전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도 대체로 월가 전망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방 베이지북은 미국의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고 밝혀 경제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632.38로 전일대비 29.88포인트(0.26%)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25.88로 21.92포인트(0.95%)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82.19로 5.19포인트(0.41%)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허리케인 `돌리`가 멕시코만의 주요 석유시설을 피해갈 것이라는 전망에 이틀째 급락, 배럴당 125달러선 아래로 내려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3.98달러(3.1%) 내린 124.44달러에 마감했다.

이로써 유가는 지난 11일 기록한 최고가 147.27로부터 23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유가 하락에 항공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US에어웨이즈(LCC)가 18.5% 뛰어올랐다. 컨티넨탈 항공(CAL)과 UAL(UAUA), 델타 항공(DAL)은 11% 이상 급등했다.

패니매(FNM)와 프레디맥(FRE)은 구제안의 의회 통과와 백악관 승인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에 각각 11.9%, 11.3% 뛰었다.

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화이자(PFE)는 비용 절감과 환율 수혜 덕택에 분기 순이익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면서 3.9% 상승했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T)도 분기 실적이 월가 기대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9% 올랐다.



반면 미국의 대형 할인 유통업체 코스트코(COST)는 오는 8월로 마감하는 회계년도 4분기 실적이 월가 전망치인 주당 1달러를 `상당히 밑돌 것(well below)`이라고 밝히면서 11.9% 급락했다.

코스트코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리차드 갈란티는 "인플레이션, 특히 고유가가 분기 순이익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MCD)는 월가 전망을 웃돈 실적에도 불구하고 0.8% 하락했다.

맥도날드의 분기 실적은 유럽 등 해외지역 판매 호조에 힘입어 월가 전망치를 넘어섰다. 2분기 순이익은 11억9000만달러(주당 1.04달러)로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순이익 86센트를 상회했다.

미국 2위 인터넷 검색업체인 야후(YHOO)는 기대에 못 미친 실적 여파로 4.7% 밀려났다.

미국 최대 저축대부업체인 워싱턴 뮤추얼(WM)도 전망을 하회한 실적으로 20.1% 떨어졌다.

워싱턴 뮤추얼은 전날 장마감 직후 2분기 33억3000만달러(주당 6.58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을 넘어선 손실폭이다.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미국의 경제는 둔화 추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세금 환급도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이날 미국내 12개 지역 연방은행의 경제조사를 종합해 만든 베이지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모두에서 물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은 물론 금속, 화학 등 원자재 가격과 운송 비용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임금 상승세는 완만했으나 몇몇 지역에서 생필품 가격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보고됐다. 임금 인상 요구가 보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용 증가로 많은 지역의 제조업체들이 판매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동시에 수요 둔화와 매출 감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세금 환급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둔화세를 이어갔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다. 소비자들의 자동차 수요는 연료 효율이 높은 차량과 수입 차량에 쏠렸다.

제조업 경기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출 상품에 대한 수요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상업용 부동산 경기도 둔화세를 이어갔다.

은행권도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소비자 금융 부문이 기업 금융 부문보다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지북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2주 앞두고 발표된다. 8월 FOMC는 오는 5일 열린다.

현재 금리가 2%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경기 둔화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연준의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