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83개 상장사 주총..9일 현대차·S&T 주목

by안승찬 기자
2007.03.04 07:40:00

현대차 官출신 사외이사 논란..삼호개발등 이사임기 단축
S&T그룹 2세경영 본격화..대동공업 소액주주 목소리 촉각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이번주에는 무려 83개 상장사의 정기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증권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상장법인 53개사, 코스닥시장상장법인 30개사다.

특히 오는 9일은 기아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현대차그룹 계열사, SK그룹 계열사, S&T그룹 계열사와 삼호개발, 대동공업 등 유가증권시장상장법인 45개사, 신라수산 등 코스닥시장상장법인 18개사가 동시에 주총을 개최한다.


오는 9일 열리는 현대차 주주총회에서는 신규 사외이사 선임 여부가 관심거리다. 현대차(005380)는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과 하도급 국장을 지낸 임영철 변호사와 강일형 전 대전지방국세청 청장을 추천했다.

현대차는 각종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공정위 조사가 진행중인 데다 비자금 관련해 글로비스가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LG생명과학(068870)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정청 청장을 역임한 심창구 서울대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만 골라 사외이사로 추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현대차는 조학국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가 논란이 일자, 조 전 부위원장이 자진 사임하는 형태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이번 주총에서 투명경영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사회외(外) 위원회'를 신설하는 정관변경 안건도 상정할 예정이다.


삼호개발(010960)은 오는 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임원들의 임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축소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삼호개발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 및 사외이사 임기를 각각 3년, 2년에서 모두 2년으로 줄일 계획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따라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의지다. 또 임원들의 책임경영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단기 업적주의에 치중하게 될 경우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상법상 주식회사의 임원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삼호개발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16일), 현대H&S(23일), 세원셀론텍(13일), 이루넷(16일) 등도 향후 주주총회에서 임원 임기를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현대모비스(012330)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해마다 이사진의 3분의1을 교체하는 '시차임기제' 도입을 결정할 예정이다.

시차임기제란 이사진의 임기를 서로 다르게 정해 적대적 세력이 과반수의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이사 전원을 한꺼번에 교체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로, 경영권 장악을 지연시킬 수 있다.


최평규(55) S&T그룹 회장의 장녀 최은혜(28) 호텔설악파크 이사가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S&T그룹의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S&TC는 오는 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은혜 이사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이사선임건을 안건에 올렸다.

발전설비 제조업체인 S&TC는 S&T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다. S&TC는 'S&TC→S&T중공업→S&T대우→S&T기전·S&T전장'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와 시장에서는 최 이사가 S&T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TC의 등기임원으로 올라섬과 함께 S&T그룹의 본격적인 2세 경영이 시작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위해 경영진을 압박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주에는 대동공업(000490)의 주총에서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영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슈퍼개미'로 통하는 박영옥씨는 오는 9일 열리는 대동공업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와 비상임감사 등의 선임을 요구한 상태다. 박씨는 대동공업 주식 5만2560주를 최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이전 8.04%에서 9.15%로 확대했다.

이밖에도 LG상사, 현대하이스코 등은 사업목적을 변경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나선다.
 
LG상사(001120)는 7일 주총에서 청정개발체제사업 등 기후변화협약 대응사업과 폐기물 처리시설의 설치 및 운영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현대하이스코(010520)는 9일 주총에서 국내외 자원개발 및 판매업, 에너지 관련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