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 강화하는 우크라이나…"바흐무트 인근 고지 탈환"
by박종화 기자
2023.06.06 07:34:30
젤렌스키 "기다렸던 소식 들려왔다" 선전 시사
우크라 '대반격' 시작됐는지는 구체적 언급 안해
러 "도네츠크 공격 우크라군 1500명 격퇴" 주장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전선 곳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러시아군이 점령한 요충지 바흐무트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탈환을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최전선에서)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영방송에서도 “(공세의) 초점은 바흐무트에 있다”며 “현재 (바흐무트를 향해) 전진하는 등 일부 성공을 거뒀다. 우린 주요 고지 일부를 점령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각각 서쪽과 남쪽, 북쪽에서 바흐무트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는 게 말리아르 차관 설명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동영상에서 “그동안 기다려온 소식을 전해준 군인과 수비군, 모든 남녀에게 감사하다. 바흐무트의 군인 여러분이 수고하셨다”며 바흐무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선전을 거뒀다는 걸 시사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전황을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북서부 베르히브카 마을을 탈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베르히브카를 빼앗긴 걸 ‘불명예’라고 표현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교통·산업 요충지이자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다. 러시아는 10달 넘게 공세를 퍼부은 끝에 지난달 바흐무트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다시 바흐무트에 진입하게 된다면 전황을 가르는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부터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강화하고 있다. 전차와 탄약 등 서방에서 지원한 무기가 속속 인도되고 있는 데다가 겨우내 진창이 됐던 땅이 굳으면서 기갑전을 벌이기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을 중심으로 작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작전이 그동안 예고해 온 ‘춘계 대반격’의 일환인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 당국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위치와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산발적으로 공격을 하는 중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인정하면서도 자국이 이를 제압하고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저지했으며,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에 1500명이 넘는 인명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