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희 강북구청장 "강남 30~40분, 신강북선 추진"[지자체장에게 듣는다]

by양희동 기자
2023.05.02 06:00:00

환승역 없는 강북구에 6개구 지나는 신강북선 건설
"수요 증가 감안해 경전철보다 6량 지하철 수준 계획"
북한산 고도제한 15층 완화 등 서울시와 지속 협의
역세권 중심으로 패션 등 청년 창업 및 일자리 창출

[이데일리 양희동 송승현 기자]“(강북구가)교통이 불편하니 젊은이들이 오지 않는다. 향후 신강북선 노선을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6량(객차 1편성) 정도는 돼야 한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순희() 서울 강북구청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제가 32년째 강북구에서 산 주민이지만 구청에 들어와 보니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며 “구청에서 민원 해결이 느린 것에 불만이 있던 사람 중 한 명인데 실제 들어와서 보니 절차가 엄청 많다”고 취임 이후 10개월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순희 구청장은 지난 2002년 이후 열린우리당부터 더불어민주당까지 20년간 진보 정당에 몸담으며 네 번의 출마 끝에 지난해 민선 8기 강북구청장으로 당선됐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을 만나서 (구청은)절차가 많이 복잡하니 이해하고 기다려달라고 항상 얘기한다”며 “강북구를 이사오고 싶은 동네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구청 공무원들이)생각보다 잘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구의 변화를 위해 이 구청장은 △교통 △주거 △육아·교육 △일자리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강북선은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과 지하철7호선 ‘상봉역’을 연결해 강남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핵심 사업이다.

(자료=강북구)
이 구청장은 “강북구는 우이신설선과 4호선이 있지만 환승역이 하나도 없고, 두 개 노선이 나란히 지난다”며 “주말에 결혼식이 있어 강남을 가려면 전철을 타면 2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강북선은 강북·노원·도봉·동대문·성북·중랑구 등 6개 구를 거치고 6개 노선과 환승이 가능해진다”며 “개통시 강북구에서 강남까지 30~40분이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강북선은 경전철보다는 지하철(중전철)급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포골드라인이 2량 짜리 경전철로 건설돼 출·퇴근시간대 ‘지옥철’로 불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강북선은 이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현 시점에선 신강북선의 ‘비용 대비 편익(B/C)’이 낮게 나오지만 이 노선이 지나는 지역에 4만 가구 넘는 재개발 아파트가 들어선다”며 “신강북선은 최소 7~8년이 걸릴텐데 그때쯤이면 아파트가 다 지어져 우이신설선처럼 2량으로 만들면 미어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강북선은 최소한 6량 정도는 돼야한다”며 “교통이 불편하면 젊은이들이 안온다”고 말했다.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신강북선 적자 등을 고려해 연령을 높여야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 구청장은 “강북구는 서울에서 노인 인구가 가장 많아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려면 대책을 세워야한다”며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당은 다르지만 무임승차를 70세로 올려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설정돼 33년째 인근 개발을 가로막고 있는 북한산 고도제한 완화도 강북구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이 구청장은 “북한산 고도제한 지역은 강북구가 전체 ‘3분의 2’인데 7층 이하(20m)로 묶여 있어 재개발을 물론 집 짓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약 3만 4000명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서울시 요청대로 고도제한 관련 시뮬레이션도 거친 만큼 15층으로 완화는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 등 젊은 층 유입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기부채납 등을 통해 유아·청소년 시설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기부채납 받은 건물들을 박물관이나 유아·초등학생 등을 위한 시설로 만드는 사례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강북구 키움센터 3곳을 개관하고 방과 후 교실 시간을 더 늘리기 위한 예산 마련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년 창업 등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역세권 개발과 시장·먹거리·청년 창업 등도 적극 지원한다.

이 구청장은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역세권을 개발하고 기존 봉제 산업도 구청에서 나서 패션 분야로 탈바꿈시켜 젊은이들이 직접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강북구에 수제맥주를 만드는 곳도 있는데 수유역 인근 시장과 우이천 등과 연계한 맥주축제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탄탄한 중소기업도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IT와 무역 등의 분야 회사들과 얘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운대학교대학원 행정학 박사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서울특별시 50플러스재단 비상임이사 △충청남도 정책 특별보좌관 △서영대학교 사회복지행정과 겸임교수